부산 서면 일대 유흥주점에서 취객들에게 가짜 양주를 마시게 한 뒤 술값을 부풀려 빼내는 이른바 '작업'을 벌여온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경찰이 확인한 가짜 양주 판매내역만 35억원 상당이다.
9일 부산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사기와 범죄단체조직·가입·활동 등의 혐의로 총책 A씨 등 45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A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에게 여성 접객원을 공급한 무등록 보도업체 대표 등 16명도 직업안정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전체 검거 인원은 61명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2년 4월부터 2024년 9월까지 부산 서면 일대 유흥주점 5곳을 운영하며 총책과 실장, 마담, 웨이터, 호객꾼 등으로 역할을 나눴다. 만취한 남성을 주로 유인해 선결제를 유도하면서 휴대전화 비밀번호 등을 알아낸 뒤 가짜 양주를 제공하고, 손님이 정신을 잃으면 빈 양주병을 올려놓아 술값을 부풀린 뒤 계좌이체나 카드 출금 방식으로 돈을 빼낸 것으로 조사됐다.
조직 내부 통제도 폭력적이었다. 부산 지역 폭력조직 소속으로 알려진 관리자급 조직원은 하루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거나 도망가려 한 조직원에게 자해를 강요하거나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얼음물에 강제로 들어가게 하거나 헬스장에서 달리기를 시키고 둔기로 손가락을 내리쳐 골절시키는 등 가혹행위도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결국 피해를 견디지 못한 조직원 6명이 자진 신고하면서 범행의 실체가 드러났다.
경찰은 영업장부와 계좌 거래내역 등을 분석해 35억원 상당의 가짜 양주 판매 내역을 확인하고 약 1년 6개월간 1000여명을 상대로 피해 여부를 조사했다. 피해자 상당수가 유흥업소 출입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꺼려 진술을 주저했지만 경찰은 58명의 진술을 확보해 약 1억원의 피해액을 구체적으로 특정했다.
수사 과정에서는 일부 조직원이 재판에서 총책에게 유리하도록 진술을 번복하고 사전에 말을 맞추기 위한 대책회의까지 연 정황도 확인됐다. 경찰은 총책 검거 이후 해외로 달아난 공동총책과 관리자급 조직원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리고 추적 중이다. 도피자금을 가상화폐로 지원하려 한 조직원도 추가로 검거해 2억원 상당을 압수하고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를 했다.
한편 경찰은 해당 유흥주점 5곳에 대해 국세청에 무면허 주류 제조 사실을 통보하는 한편 범행에 가담한 조직원과 관련자들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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