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26일 돌연 사퇴를 선언했다. 개혁신당은 당분간 천하람 원내대표가 당 대표 직무대행을 맡아 운영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저는 오늘 개혁신당 대표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그는 사퇴 이유에 대해 "지방선거 이후 석 달 남짓, 저는 당의 자강과 쇄신을 위한 고민과 제안을 해으나 당 안에서 충분한 호응을 얻지 못했다"고 했다.
"누구의 탓도 아니다. 설득해내지 못한 책임은 전적으로 대표인 저에게 있다"고 덧붙이기는 했으나, 당 쇄신을 위한 자신의 고민에 대해 '당내 호응이 없었다'는 것이 사퇴 이유라는 얘기다. 개혁신당은 사실상 '이준석 1인 정당'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올 정도로 이 대표의 영향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대표는 그러나 '호응 부재' 지적에 이어 "방향에 대한 합의 없이 "는 총선을 치를 수 없다며 "제가 오히려 당내 다른 구성원들이 하고자 하는 일을 가로막고 있었다면, 그 자리를 비우는 것이 제가 당을 위해 선택해야 할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 사람의 당원으로, 동탄2신도시의 국회의원으로 제자리에서 할 일을 하겠다"고 했다. 개혁신당을 이끄는 대표의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신임 지도부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경쟁하기보다, 국정감사 등 정기국회를 앞두고 의원으로서의 의정 활동에 집중하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 2024년 1월 개혁신당을 창당한 직후 당 대표를 맡았다가 같은해 4월 총선 이후에도 대표직에서 물러나 2선 후퇴한 적이 있다.
이후 2024년 5월 전당대회에서 허은아 대표가 선출됐으나, 허 대표는 재임시 이 대표가 막후에서 '상왕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충돌했고, 결국 2025년 1월 당원소환 투표로 대표직에서 축출됐다. 이 대표의 당내 영향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대표는 이후 2025년 7.27 전당대회에서 단독 입후보 후 찬성투표율 98.22%로 대표 중임(重任)에 성공, 이날까지 약 1년 1개월여 당권을 맡아왔다.
1985년생인 이 대표는 안티-페미니즘(反여성주의) 정치인의 대표 격으로 여겨진다. 이 대표는 2025년 21대 대선 TV토론 당시 여성 신체에 대한 성폭력·학대를 묘사한 발언으로 큰 논란을 일으켰고, 그 이전부터도 "페미니즘의 안티테제"(2024.2)를 자칭하는 등 반여성주의를 정치에 활용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과거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한국의 반여성주의 문제를 지적하며 그를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이 대표는 과거 2021년 <한국경제> 인터뷰에서 "2030 여성들이 소설과 영화 등을 통해 본인들이 차별받고 있다는 근거 없는 피해의식을 가지게 된 점도 분명히 있다"며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책을 보면서 전혀 공감이 안 됐다. 해당 책 작가는 자신이 걷기 싫어하는 이유가 '여성이 안전하지 않은 보행 환경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는데 망상에 가까운 피해의식"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방송 인터뷰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서도 "85년생 여성이 변호사가 되는 데 어떤 제도적 불평등과 차별이 있느냐"고 성차별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등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식의 인식을 공공연히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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