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윤리위, 결국 "돌려차기" 서범수 징계절차 개시

부위원장 등 2인 사퇴해도, 피해자 처벌불원 밝혀도 '징계정치' 계속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최근 '돌려차기' 망언으로 물의를 빚은 서범수·진종오 의원에 대해 결국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윤리위는 7일 전체회의 후 보도자료를 내 "지난 4일 개최된 범죄 피해자 관련 간담회에서의 부적절한 발언 관련 진종오·서범수 당원에 대해 징계 절차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한 지난 회의에서 징계 절차가 개시됐던 진종오·조경태·권영진 당원에 대해서는 사실관계 조사를 위한 질의서를 발송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징계 대상자들 중 서 의원은 지난 4일 무소속 한동훈 의원 주최로 열린,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를 초청해 개정 형사소송법의 문제점을 제기하는 취지의 토론회에 참석해 사격 국가대표 출신 진 의원에게 "돌려차기 한 판 하시죠"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진 의원은 서 의원의 발언을 제지하지 않고 웃으며 "저는 발보다 손을 잘 쓴다"고 말해 역시 논란의 한 당사자가 됐다. 진 의원은 이와 별개로 지난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무소속(한동훈) 후보를 지원했다는 이유로 징계 절차가 추진 중이다.

권 의원은 후반기 국회 상임위원회 배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정점식 당 원내대표의 멱살을 잡아 물의를 빚은 혐의, 조 의원은 야당 몫 국회부의장 선출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등 다른 당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자당 몫 박덕흠 부의장 후보의 낙선운동을 했다는 혐의다.

당 안팎의 여론은 미묘하다. '돌려차기' 망언이나 원내대표 멱살 사건 등은 명백히 당의 위신을 실추시킨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징계 대상자들이 전원 비주류·소장파·친한계 등 장동혁 지도부와 당내에서 정치적으로 대립해온 이들이라는 점에서 윤리위의 조치가 편파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와 비슷하거나 유사한 성질의 논란·설화를 일으켰던 당권파 인사들에 대해서는 별 조치 없이 넘어갔지 않느냐는 것이다.

특히 '돌려차기' 망언 사태의 경우, 정작 사건 피헤자가 징계 등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최근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밝혔음에도 징계 개시가 결정됐다.

피해자 김진주(가명) 씨는 지난 5일 <프레시안> 등 여러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나는 괜찮으니 간담회 내용에 집중해 달라"는 뜻을 전했다. 6일에는 진종오 의원을 직접 만나 사과의 뜻을 전달받고 "저는 정말 괜찮고 전혀 이 사유로 누군가가 징계받길 원하지 않는다", "외려 피해자를 위한다고 하면서 징계위원회에 제게 묻지도 않고 벌한다는 것은 이 또한 제가 소외되는 상황", "그 자리에 와 주신 분들이 큰 용기와 의지를 보여주신 거라 생각하는데 자리에 없으셨던 분들이 저를 위해 싸워주신다니 당황스럽다", "제가 아니라고 괜찮다고 하는데 징계위에서 처벌을 내린다면 이 또한 피해자가 당사자가 아니라는 뜻이고 그 소외감을 토대로 저는 그 징계를 내린 사람들에게 징계를(내려달라고) 요청할 것이다", "(진)종오님을 끝까지 응원하겠다. 꼭 천국에 가세요" 등의 내용을 담은 손편지를 써서 건네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징계의 주체가 되는 윤리위의 권위를 놓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윤민우 위원장의 독단적 위원회 운영과 △당권파 윤리위원이 징계 관련 내용을 윤리위 외부 인사에게 유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문제 제기에 앞장섰던 윤리위원 2인은 결국 이날 윤리위원직을 사퇴하기까지 했다.

국민의힘 윤리위 우종환 부위원장과 황경성 위원은 이날 오전 성명서서에서 "금일 윤리위 회의석상에서 저는 윤민우 위원장께 윤리위의 파행 봉합과 신뢰 회복을 위해 동반 사퇴를 요청드렸지만 위원장께서는 사퇴를 사실상 거부했다"며 "하지만 저는 윤리위 내홍에 책임을 지겠다는 무거운 마음으로 사퇴하려 한다. 그리고 보다 낮은 곳에서 당원들과 당 지도부의 신임과 선택을 묵묵히 기다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들 2인은 "한 달째 이어지는 윤리위 운영방식에 대한 내전은 당에 큰 부담이 되고 또다른 갈등요인이 되고 있다"며 "각종 의혹의 중심에 서계시는 윤 위원장께서도 더 큰 의혹으로 역사에 지울 수 없는 오명을 남기기 전에 스스로 명예로운 선택을 하시기를 간곡히 촉구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윤리위는 이들 2인의 사퇴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회의를 진행해 징계 개시 결정을 내렸다. 국민의힘 윤리위원은 당규상 최대 9인까지 둘 수 있지만 지난달까지 7인 체제로 운영돼 왔는데, 윤 위원장 리더십에 대한 일각의 문제제기와 이른바 '징계 정치' 논란 속에 2명이 사퇴하면서 우종환·황경성 위원을 포함해 총 5인이 됐었다. 의결정족수까지 위태로운 상황이 됐던 것.

그러나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달 30일 윤리위원 2인을 추가 선임해 7인 체제를 회복했고, 결과적으로 우·황 위원이 결국 사퇴까지 하며 '윤민우 윤리위' 체제에 저항했지만 위원회 의사절차를 중단시키거나 의결을 실질적으로 막지는 못하게 됐다.

▲지난 4일 무소속 한동훈 의원실 주관으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완수사권 폐지 지옥문이 열렸다' 토론회. 사건 피해자 김진주(가명) 씨의 뒷모습 너머로 토론회에 참석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면면이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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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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