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윤의 식탁 위 이야기] ⑦음식 배달비는 소비자 몫?

무료배달, 세상에 공짜 배달은 없다.

며칠 전 배달앱으로 음식을 시키다 문득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분명 '무료배달'이라고 적혀 있는데 같은 메뉴가 매장 가격보다 비쌌다. 배달이 공짜라면서 음식값은 왜 더 받는 걸까. 그 차액은 대체 어디로 가는 걸까. 지금까지 이번 칼럼 시리즈에서 우리는 '포장 뒷면'을 읽어 왔다. 이번 편부터는 눈을 조금 돌려, 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외식 산업의 '가격표 뒷면'을 읽어 보려 한다. 외식산업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이 문제가 자영업자와 소비자 어느 한쪽을 탓해서는 결코 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무료배달'이라는 말의 마법

먼저 가장 큰 오해부터 풀자. 세상에 공짜 배달은 없다.

배달에는 실제 비용이 든다. 라이더가 오토바이를 타고 우리 집 앞까지 오는 그 노동과 기름값은 분명히 존재하고, 마땅히 대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니 '무료배달'이라는 말은 '비용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그 비용을 소비자가 배달비 항목으로 따로 내지 않는다'는 뜻일 뿐이다. 비용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옮겨 갈 뿐이다. 그 옮겨 간 자리가 바로 음식 가격이다.

한 그릇이 팔리면, 돈은 어디로 가나

그렇다면 우리가 낸 돈은 어떻게 나뉠까. 배달 주문 한 건에는 생각보다 여러 겹의 비용이 붙는다.

첫째는 중개수수료다. 주문을 연결해 준 대가로 플랫폼이 가져가는 몫이다. 둘째는 결제수수료로 카드 결제 등을 처리하는 비용이다. 셋째는 배달비다. 소비자가 '무료'로 받는 그 배달의 값을 상당 부분 음식점 주인이 부담한다. 넷째는 광고비다. 검색 목록에서 위로 올라가려면 따로 돈을 내야 하는데 경쟁이 치열할수록 이 부담은 커진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무료배달 비용 전가와 추가 광고 유도로 인해 주문 가격의 30~40%가 배달앱에 지출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업계의 주장인 만큼 그대로 받아들이긴 어렵지만 자영업자가 체감하는 부담의 크기를 보여주는 숫자인 것은 분명하다.

여기에 식재료비와 인건비, 임대료가 더해진다. 2만 원짜리 음식을 팔아도 정작 주인 손에 남는 돈은 놀랄 만큼 적다. 배달 주문이 늘수록 매출은 커지는데 남는 건 없다는 자영업자들의 하소연은 엄살이 아니라 산수의 결과다.

이중가격제, 미안하지만 둘 다 옳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이중가격제'다. 매장에서 먹을 때와 배달로 받을 때의 값을 다르게 매기는 것이다. 2024년 상반기부터 몇몇 대형 프랜차이즈가 도입하기 시작해 이제는 꽤 흔해졌다. 실제로 한 아이스크림 브랜드의 경우 같은 상품이 매장에서는 2만 3,200원, 배달로는 2만 5,200원이었다.

이 지점에서 소비자와 자영업자는 정면으로 부딪친다. 소비자는 "같은 음식인데 왜 배달만 비싸냐, 이건 눈속임 아니냐"고 화를 낸다. 정당한 분노다. 점주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팔수록 손해"라고 답한다. 이것도 사실이다. 미안하지만 나는 이 다툼에서 어느 한쪽 편을 들 수 없다. 둘 다 옳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이 점이 이 문제의 본질을 알려 준다. 소비자와 자영업자가 서로 싸우는 동안 정작 그 값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만든 구조는 논의에서 빠져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개인의 양심이나 소비자의 인심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수수료를 내렸는데 왜 부담은 그대로일까

물론 사회가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24년 11월, 배달앱 상생협의체는 오랜 진통 끝에 합의에 이르렀다. 기존에 9.8%였던 중개수수료를 매출 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매출 상위 35% 가게는 7.8%, 그 아래 35~80%는 6.8%, 하위 20%는 2.0%로 낮추는 안이었다. 언뜻 보면 큰 진전이다.

그런데 여기에 함정이 있었다. 수수료를 낮추는 대신 점주가 부담하는 배달비는 기존 1900~2900원에서 1900~3400원으로 올랐다. 한쪽 주머니에서 덜어낸 만큼 다른 쪽 주머니에서 더 채운 셈이다. 그래서 중개수수료는 내렸는데도 실제 부담은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늘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한국외식산업협회 등은 합의안이 협의체 출범 전 수수료율보다 오히려 높다며 반발했고 '반쪽 합의'라는 비판이 뒤따랐다.

이것이 우리가 알아야 할 대목이다. 비용은 누르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옆으로 튀어나온다. 수수료를 규제하면 배달비로 배달비를 막으면 광고비로 그것마저 막으면 음식값으로 풍선의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부풀듯이 말이다.

그렇다고 플랫폼이 악당인 것은 아니다

여기서도 균형을 지키고 싶다. 배달 플랫폼을 악당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정확하지도 유익하지도 않다.

플랫폼은 분명한 편익을 만들었다. 작은 동네 가게도 앱에 오르면 전에 없던 손님을 만날 수 있고 소비자는 손가락 몇 번으로 수많은 선택지를 얻었다. 홀로는 엄두도 못 낼 배달 인프라를 자영업자가 빌려 쓸 수 있게 된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플랫폼의 존재가 아니라 소수의 플랫폼이 시장을 장악한 상태에서 협상력의 균형이 무너졌다는 데 있다. 입점하지 않으면 장사가 안 되는 구조에서 '싫으면 안 쓰면 된다'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 우리가 따져야 할 것은 '플랫폼이 나쁘냐'가 아니라 '이 힘의 불균형을 어떻게 바로잡을 것이냐'다.

포장비의 역설, 사업주도 돌아볼 때다

그런데 구조만 탓하고 끝낼 수도 없다. 플랫폼을 악당으로 몰 수 없듯이 자영업자에게도 돌아볼 지점이 있다. 나는 그 대표적인 예가 '포장비'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포장을 하면 값을 조금 깎아 주거나 양을 더 담아 주는 집이 많았다. 인심이 후해서만은 아니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포장 손님은 자리를 차지하지 않는다. 설거지할 그릇이 나오지 않고, 반찬을 더 달라 하지 않으며 서빙할 일손도 필요 없다. 그 비운 자리에 다른 손님을 받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포장 주문에는 플랫폼 수수료도 배달비도 붙지 않는다. 점주에게 가장 이문이 남는 주문이 바로 포장 주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포장비를 따로 받는 곳이 부쩍 늘었다. 물론 포장재 값이 든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그 원가도 만만치 않게 올랐다. 다만 셈법이 한쪽으로만 기운 것은 아닌지 짚어볼 필요는 있다. 늘어난 비용(용기값)만 손님에게 청구하고 줄어든 비용(설거지·반찬·서빙·자리)은 계산에 넣지 않는다면 소비자가 납득하기 어렵다.

그 결과는 아이러니하다. 포장비가 붙는 순간 손님은 "이럴 거면 그냥 배달앱으로 시키지" 하고 돌아선다. 그러면 점주는 수수료 한 푼 안 나가던 알짜 주문을 스스로 밀어내고 훨씬 무거운 수수료와 배달비를 짊어지게 된다. 눈앞의 몇백 원을 얻으려다 더 큰 것을 잃는 셈이다.

이중가격제도 같은 각도에서 볼 수 있다. 앞서 말했듯 그것은 상당 부분 불가피한 선택이다. 그러나 소비자가 화를 내는 진짜 이유를 정확히 볼 필요가 있다. 비싸서가 아니라 속았다고 느껴서다. 아무 설명 없이 값만 다르면 소비자는 그것을 '사정'이 아니라 '눈속임'으로 받아들인다. 반대로 "배달 주문은 수수료와 배달비가 붙어 부득이 ○○원 차이가 납니다"라고 정직하게 적어 둔 가게 앞에서 대부분의 손님은 고개를 끄덕인다. 가격 차이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설명 없는 가격 차이가 문제인 것이다. 결국 이것도 신뢰의 문제다. 정직하게 밝히는 가게가 길게 보아 이긴다.

그런데 왜 전화 주문을 반기지 않을까

다만 여기에는 사업주 편에서 헤아려야 할 사정도 있다. 뜻밖에도 어떤 가게는 전화보다 배달앱을 통한 포장 주문을 더 반긴다. 수수료를 물면서도 그렇다. 이유는 편의성이다.

한창 바쁜 시간에 울리는 전화를 받아 메뉴와 수량, 옵션과 도착 시간을 받아 적는 일은 생각보다 큰 부담이다. 조리하던 손을 멈춰야 하고 시끄러운 주방에서 잘못 알아들으면 주문이 통째로 틀어진다. 그 착오는 곧 손님과의 다툼으로 번지고 음식은 음식대로 버려진다. 반면 앱 주문은 내용이 화면에 정확히 기록되고 결제까지 끝나 있어 착오도 이른바 '노쇼'도 적다. 전화로 포장 주문을 했더니 반기기는커녕 "앱으로 주문해 달라"는 말을 들었다는 경험담이 이따금 SNS에 오르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야박해 보이지만 그 나름의 계산이 있는 셈이다. 요컨대 점주에게 그 수수료는 '편의를 사는 값'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셈은 오히려 더 분명해진다. 앱을 통해 그 편의를 이미 수수료로 사고 있다면 거기에 포장비까지 따로 받는 것은 같은 값을 두 번 받는 모양이 되기 쉽다. 그리고 여기서 진짜 물어야 할 질문이 떠오른다. 주문을 정확하고 편리하게 받는 그 편의를 꼭 높은 수수료를 물어 가며 사야만 하는 걸까.

공공배달앱은 왜 배민을 못 이길까

바로 그 물음에서 출발한 것이 공공배달앱이다. 수수료를 확 낮춰 자영업자의 짐을 덜자는 취지로 지자체와 정부가 뛰어들었다.

성적표는 어떨까. 2025년 공공배달앱 이용자는 5월 241만 명(점유율 5.9%)에서 8월 372만 명(8.6%)까지 늘었고, 정부는 연말 10% 안팎을 내다봤다. 서울의 공공배달앱도 점유율을 2.64%에서 7.7%로 끌어올렸다. 언뜻 선전한 듯 보인다. 그러나 이 상승의 상당 부분은 정부가 3개월간 303억 원어치 소비쿠폰을 뿌린 결과였다. 소비자들은 1만 원 쿠폰을 쓰려고 평균 8만 원을 썼다. 쿠폰이 끊기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실제로 코로나 시기에 우후죽순 생겼던 공공배달앱 10여 개는 이미 문을 닫았다.

왜 이토록 어려울까. 이유는 냉정하다. 첫째, 돈의 규모가 다르다. 지자체가 공공앱에 쓰는 예산은 개발과 유지보수, 마케팅을 다 합쳐 평균 3~4억 원 수준이다. 반면 배달의민족은 2019년 한 해 마케팅비로만 1,337억 원을 썼다. 애초에 체급이 다른 싸움이다. 둘째, 쿠폰 전쟁에서 밀린다. 공공앱이 음식값이 1000원 싸도, 민간앱이 2000원짜리 쿠폰을 뿌리면 소비자에게는 민간앱이 더 싸다. 셋째, 알려지지 않았다. 점주들이 공공배달앱의 애로사항으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이 '낮은 인지도'(42.5%)였다. 넷째, 쓰기 불편하다. 민간앱은 '별점 높은 순', '배달 빠른 순' 같은 다양한 정렬을 제공하는데, 공공앱은 공정성을 지키려 '거리순', '누적 주문순' 정도만 두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정작 이용자들이 가장 원하는 정렬은 '리뷰·별점 높은 순'(62.5%)이었다. 취지는 옳지만 손님이 원하는 것과 어긋난 것이다. 다섯째, 배달망이 없다. 민간이 자본으로 라이더를 선점한 판에서 공공앱은 배달기사를 구하는 첫 단계부터 막힌다.

그리고 이 모두를 관통하는 하나가 있다. 네트워크 효과다. 소비자는 가게가 많은 앱으로 가고 점주는 손님이 몰리는 앱을 버리지 못한다. 이 고리가 굳어지면 뒤에 온 자는 아무리 착해도 비집고 들어가기 어렵다.

여기서 얻을 교훈은 분명하다. 착한 취지만으로는 사람을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다. 소비자는 명분으로 앱을 고르지 않는다. 편의로 고른다. 그러니 세금으로 쿠폰을 뿌려 점유율을 잠깐 올리는 것보다, 주문·결제의 편의와 배달망이라는 진짜 인프라에 투자하는 편이 옳다. 어쩌면 공공배달앱의 목표는 처음부터 '배민을 이기는 것'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시장에 쓸 만한 대안이 하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수수료 인상을 망설이게 만드는 것, 그 견제선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제 몫은 충분하다.

그래서 필요한 것, 상한선보다 투명성

2026년 들어 국회에서는 수수료 상한제를 비롯한 여러 규제 법안이 발의되며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방향은 이해되지만 나는 여기에도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본다. 앞서 본 풍선효과처럼 상한을 정하면 그 비용이 다른 항목이나 소비자 가격으로 옮겨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실제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값을 억지로 누르는 것만으로는 풀리지 않는다.

내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투명성'이다. 우리가 2만 원을 낼 때 그 돈이 음식과 배달과 수수료에 각각 얼마씩 돌아가는지 알 수 있다면 어떨까. 지금 소비자는 자기가 무엇에 돈을 내는지 모른 채 낸다. 그래서 배달이 비싸지면 그 화살이 애먼 동네 식당으로 향한다. 값의 구성이 보이면 비난은 정확한 곳을 향하고 논의도 제자리를 찾는다.

이 칼럼 시리즈에서 나는 줄곧 '앞면이 아니라 뒷면을 읽자'고 말해 왔다. 가격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읽어야 할 것은 가격표의 숫자가 아니라 그 뒤의 구조다. 그리고 그 투명성은 플랫폼에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가격표를 써 붙이는 가게 스스로도 함께 지켜야 할 몫이다.

정리하면 이 문제에는 세 사람의 몫이 있다. 플랫폼은 독점적 지위에 기대어 비용을 손쉽게 아래로 떠넘기지 말아야 하고 사업주는 늘어난 비용만이 아니라 줄어든 비용까지 정직하게 셈해 손님에게 설명해야 하며 소비자는 '무료'라는 말 뒤에 누군가의 부담이 숨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어느 한 사람만 착해져서는 풀리지 않는 문제다.

그러니 소비자로서 할 수 있는 일도 분명하다. 가까운 거리라면 포장을 이용하거나 자주 가는 단골집이라면 가게에 직접 주문하는 것이다. 그렇게 아낀 수수료는 고스란히 그 가게의 몫이 된다. 포장 손님과 가게가 서로 이득을 나누던 그 오래된 거래를 되살리는 일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무료배달'이 결코 공짜가 아니며 그 비용을 결국 누군가가 감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 그 앎에서부터 이 얽힌 문제를 푸는 실마리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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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윤

세종충청취재본부 문상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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