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장, '낙선' 김부겸에 "반도체팹, 호남 말고 구미로 오도록 나서라"

정부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반도체 팹(공장) 신설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북 구미시장인 김장호 시장이 파격적 조건을 제시하면서 반도체 팹 구미 유치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지역발전을 생각한다면 김부겸·오중기 당시 민주당 대구시장·경북지사 후보, 임미애 의원, 민주당 구미시의원 등이 나서서 지역에 반도체 팹 공장을 유치할 수 있도록 힙을 모아줘야 한다"고 요구해 설왕설래 하고 있다.

김 시장은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반도체 팹 부지를 평당 1000 원에 제공하겠다"며 "대구·경북지역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구미 유치를 위해 목소리를 내 달라"고 말했다.

김 시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대구·경북에서 30% 넘는 지지를 받아 대구·경북도 일당 체제가 아니다"며 "지역발전을 생각한다면 김부겸·오중기 당시 민주당 대구시장·경북지사 후보, 임미애 의원, 민주당 구미시의원 등이 나서서 지역에 반도체 팹 공장을 유치할 수 있도록 힙을 모아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시장은 "이럴 때 지역발전을 위해 정부에 목소리를 내고 투쟁을 해 줘야 다음 선거에서 또 호소할 수 있고 그래야 당선되지 않겠느냐"며 "선거 때만 코스프레를 하지 말고 지금 목소리를 강력히 내 달라"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 구미시의원 당선자들은 26일 입장문을 내고 "구미의 미래를 위해 반도체 팹을 유치하자는 목표에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김장호 시장이 전날 반도체 팹(Fab) 유치를 위해 제5국가산업단지 부지를 평당 1000원에 제공하겠다며 연 기자회견은 글로벌 기업을 설득할 실질적인 유치 전략을 제시하기보다, 다분히 정치적 이벤트에 가까웠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김 시장이 호언장담한 '평당 1000원 분양'과 1조 2000억 원 규모의 파격적 지원안은 막대한 시민의 혈세가 투입되거나 구미시 재정에 심각한 부담을 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반도체 팹 유치는 철저히 '시장경제 원리'와 기업의 치밀한 '경영적 결단'에 의해 이뤄지는 비즈니스의 영역인데 아무런 사전 협의도 없이 기자회견장에서 여당 정치인들의 실명을 나열하며 협조를 당부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자기모순"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인 임미애 의원도 반도체 호남 투자와 관련해 "호남으로 가면 정치적 압박이고, 경북으로 오면 균형발전인가"라며 "(반도체 투자가) 경북으로 유치됐어도 기업의 남방한계선 얘기를 했을까. 다들 정신 차리자"라고 비판했다.

▲김장호 구미시장이 25일 구미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반도체 팹(FAB·생산시설) 유치를 위해 산업 용지를 평당 1천원에 공급하는 파격적인 지원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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