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에 지른 돈, 1년새 두배 급증… 증권사 '빚투' 금액만 39.4조, 역대 최대

한국 투자자가 '빚투'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돈이 지난 달 말 기준 39조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역대 최대치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5월 말 기준 신용융자·신용미수 잔액은 1년 전 같은 달(19조2000억 원)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39조4000억 원에 달했다.

해당 금액은 증권사로부터 빌린 돈만을 추산한 결과이니만큼, '빚투' 투자자들이 은행이나 2금융권으로부터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 통장을 동원한 실질 '빚투' 자금 규모는 이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한은은 주택담보대출이 아닌 기타대출이 전년동기대비 2.5% 증가한 687조2000억 원에 달했다며 "신용융자 등 주식관련 대출이 빠르게 늘어났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또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가 상승 과정에서 신용융자, 신용미수 등 직접 주식매수로 이어지는 차입이 큰 폭 증가하고 레버리지 ETF 등으로의 자금 유입도 확대했다"며 "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 등 가계의 기타대출도 늘어나 이 중 상당부분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이처럼 '빚투' 규모가 커진 결과 주식 임의 매각, 레버리지 ETF의 환매 증가 또는 펀드 포지션 조정 등으로 인해 주가 변동폭이 커질 수 있다고도 평가했다.

빚투의 그늘에서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취약차주도 늘어나는 추세로 확인됐다.

한은에 따르면 전분기에는 빚을 연체하지 않았으나 조사 해당 분기 들어 연체 상태로 진입한 차주의 비율(연체진입률)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5.5%로 나타나 장기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1년 이상 연체를 이어간 장기연체차주 비중도 커졌다. 올 1분기말 기준 1년 이상 연체가 이어진 장기연체차주 비중은 8.0%로 전년 동기(7.2%)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한은은 이와 관련 코로나19 당시 금융지원이 종료된 데 따른 영향도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지난해 말 기준 가계신용 레버리지(가계신용/명목GDP) 비율이 88.2%로 지난해 2분기 말(89.3%) 대비 1.2%포인트 하락했고 기업신용 레버리지는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110.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한은은 "민간신용 레버리지를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선진국 및 신흥국 평균과 비교해 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우리나라의 가계신용 레버리지(88.6%)와 기업신용 레버리지(110.4%) 모두 선진국 및 신흥국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11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 ⓒ연합뉴스

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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