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단체 "형식적 사과는 오월 영령들에 대한 또 다른 모욕"

'탱크데이' 논란 정용진 사과에 "책임 없는 사과 거부, 경영서 물러나라" 반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스타벅스 5·18 조롱 마케팅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한 것에 대해 5·18 관련 단체와 광주시민사회는 "책임 없는 면피용 사과쇼"라며 즉각 반발하고 정 회장의 사퇴를 강력히 촉구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 18일 텀블러 할인행사를 진행하며 '탱크데이'라는 명칭과 함께 '책상에 탁!'이라는 홍보 문구를 사용한 바 있다.

▲20일 5·18 유공자들이 정용진 신세계 회장과 스타벅스 코리아 고발 기자회견에서 스타벅스 제품 불매의지를 밝히며 스타벅스 우산을 발로 밟고 있다. 2026.5.20 ⓒ 5·18 유공자측 제공

정 회장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비판 여론은 거세지고 있다. 5·18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 등 3개 공법단체와 5·18기념재단은 공동성명을 내고 "진정한 반성과 책임 없는 형식적 사과는 상처받은 시민과 오월 영령들에 대한 또 다른 모욕"이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탱크'는 계엄군의 장갑차와 국가폭력의 공포를, '탁 하고 억'은 군사독재 시절 폭력과 조작을 상징하는 역사적 표현"이라며 "문제의 본질은 오월의 상처를 얼마나 가볍게 여겼는가에 있으며 사과문 몇 줄로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책임을 지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단체들은 △보여주기식 사과가 아닌 역사적 상처에 대한 진정성 있는 반성과 책임 있는 후속 조치△5·18과 민주주의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재발 방지 대책을 공개적으로 약속할 것 △광주시민과 오월 피해자들에게 상처를 준 데 대해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할 것 △정 회장은 모든 책임을 지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날 것 등을 촉구했다.

▲19일 김수완 이마트 그룹 총괄부사장이 스타벅스 코리아의 부적절한 프로모션 사과를 위해 광주 5·18기념재단을 찾았다가 입장을 거부 당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5.19 ⓒ프레시안(강병석)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역시 "면피용 사과쇼에 분노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정 회장의 사퇴를 압박했다.

이들은 "사과의 진정성이 있으려면 극우 행보로 사회적 약자를 조롱해 온 본인의 전력부터 반성해야 했다"며 "진상규명 의지가 있었다면 수사를 의뢰하고 2차 가해에 대한 고발 조치라도 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정 회장이 직원들 뒤에 숨어 동정을 구하고 있다"며 "우리들의 분노는 현장 직원이 아닌 역사적 상처를 상업적으로 이용한 정 회장에게 향해 있다"고 분명히 했다.

시민단체들은 향후 △매장 앞 1인 시위 확대 △스타벅스 본사에 재계약 취소 요구 이메일 발송 △역사왜곡 처벌법 개정 운동 등을 통해 정 회장의 사퇴가 이뤄질 때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용진 회장은 26일 오전 서울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5·18 유가족, 박종철 열사 유가족, 광주시민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번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제 잘못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상진 신세계그룹 경영총괄 부사장은 "자체 감사 결과 고의성을 입증할 명확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면서도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해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와 담당 임원을 해임하고 관련 직원 5명을 직무에서 배제했다"고 밝혔다.

김보현

광주전남취재본부 김보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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