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의 기준을 '맛'에서, '향'으로 바꿔버린 마오타이酒 이야기

[최재천의 책갈피] <마오타이> 우샤오보 글, 홍승직 옮김

1972년 2월, 미국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다. 이때 국빈만찬에 사용된 술이 마오타이주.

시카고 주재 중국 총영사를 지낸 외교관 왕리가 닉슨 대통령의 방중 일정을 수행했다. 훗날 회고문을 남겼다.

"1987년, 미국 주재 중국 대사관의 참사관이던 왕리는 뉴욕에 있는 닉슨 자택을 방문했다. 닉슨은 마오타이주를 한병 꺼내 중국 손님들을 접대했다. 그는 조심스럽게 잔에 술을 조금씩 따라주더니, 미안한 듯 웃으며 말했다. '이건 1972년에 저우언라이 총리가 저에게 선물한 술인데, 이제 반병밖에 안 남아서 많이 따라드리지는 못합니다. 이해해 주세요.' 따뜻하면서도 약간은 뭉쿨한 분위기 속에서, 그 자리에 모인 이들은 11년 전에 세상을 떠난 저우언라이를 추도하며 함께 잔을 부딪쳤다. '진정한 우정을 위하여. 건배!'"

2019년 이 란에서 소개한 마오타이 관련 책이 있다. <신이 내린 술 마오타이>. 경영학자 왕중추 저술이었다. 마오타이 관련 새 책이 나왔다. 베스트셀러 <텐센트>로 유명한 재정 경제분야 전문작가 우샤오보의 <마오타이>. 원제는 <모태전茅台傳>. 마오타이 전기다.

마오타이를 인격화한 건 아니다. 하지만 왕중추의 책이 상당히 야사적이고 서사적이라면, 우샤오보의 책은 편년체의 전기, 사기에 가깝다. 상당부분 일치하지만 새로운 스토리를 발견하는 기쁨들이 크다. 여전히 세상에서 가장 좋은 술은 마오타이라고 믿는 한 사람이기에.

마오타이는 술의 기준을 '맛'에서, '향'으로 바꿔버린 술로 유명하다. 마오타이의 복잡한 향기 중 꽃향기를 띠는 것이 있다. 분석 결과 누룩에 있는 '의청매'라는 일종의 곰팡이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이런 미생물은 오직 마오타이주 핵심 생산지역의 일정 구역에서만 나타난다.

하나 더 신비로운 건 "중국의 명주 중에서 물을 한 방울도 섞지 않고 술로 술을 블렌딩하는 유일한 술은 마오타이다." 이 때문에 마오타이주의 블렌딩 기술은 역대 양조사들 사이에 비전으로만 전해진다.

우샤오보의 질문이 뒤따른다. "그러면 매년 생산되는 마오타이주의 풍미를 100% 동일하게 맞출 수 있나요?" 마오타이 공장의 미생물 생태학자가 답했다. "지금으로서는 10% 여지는 남겨둡니다. 왜냐고요. 마오타이주는 과학이면서 동시에 인간적인 요소가 있거든요. 블렌딩 마스터 한 명 한 명이 각자의 미묘한 감각을 가지고 있어요. 그 10%는 예술적인 영역이고, 하늘에 맡기는 몫이기도 하죠."

▲<마오타이> 우샤오보 글, 홍승직 옮김 ⓒ싱긋

최재천

예나 지금이나 독서인을 자처하는 전직 정치인, 현직 변호사(법무법인 헤리티지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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