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 두 국가' 천명한 북한…'통일' 언급한 남한 헌법도 바꿔야 하나

[알림] 조선로동당 9차 당대회와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회의 평가 : 법제화·정책화의 함의와 전망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고 이를 법 체계 속에 고착화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우리도 시대 흐름에 맞는 헌법 규정 개정을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북한대학원대학교는 한반도평화외교자문위원회, 국회입법조사처, 북한연구학회와 공동으로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회의' 평가 세미나를 개최한다. 통일부가 후원하는 이번 세미나는 "조선로동당 9차 당대회와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회의 평가 : 법제화·정책화의 함의와 전망"을 주제로 오는 21일 오후 2시, 국회입법조사처 대회의실(4층)에서 열린다.

이번 세미나는 2026년 북한의 조선로동당 제9차 당대회와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회의를 계기로 나타난 대남정책, 헌법질서, 당-국가 운영체계의 변화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그 정치적·법적 함의를 학술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서보혁 북한연구학회 회장의 개회사와 신종대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의 인사말 및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관후 국회입법조사처장의 환영사 등이 계획돼 있다. 사회는 고유환 한반도평화외교자문위원회 위원장이 맡는다.

첫 번째 발표는 류지성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이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회의 헌법 수정보충의 내용과 법적 함의 : '두 국가' 노선의 헌법질서화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한다.

류 연구위원은 "현 시점에서 예측할 수 있는 것은 과거 사례를 통해 볼 때 당대회의 정책 결정 이후 헌법에 반영되기까지는 다소간의 시간적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고, 최고인민회의를 통한 헌법개정은 북한 규범체계에서 볼 때 김정은의 결단으로 충분히 가능함도 시사된다"라고 북한의 현 상태를 진단했다.

그는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것은 통일을 포기하지 않는 합헌적인 정책의 틀 속에서 법적으로 교전 중인 상태와 적대적 관계를 해소하는데 역점을 두고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평화로운 공존관계를 잠정적으로 형성하는 각종 입법정책을 취할 수 있다"라고 제안했다.

류 연구위원은 "통일전 동서독의 사례를 볼 때 우리는 대한제국의 정통성과 연속성에 기초하여 남한이라는 부분국가와 북한이라는 부분국가가 상호 공존하지만 이때의 국가는 국가성을 갖는 부분국이지 국제법상의 외국으로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북한과의 모든 대화와 교류가 단절되고 적대화된 현실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수준에서 북한측 입장을 존중하고 대화하여야 헌법상 평화통일정책을 추진해야하는 국가의 의무에 부합하게 된다"라며 "북한을 '국가로 승인하는 것'보다는 북한의 '국가성은 인정할 수 있다'는 정도의 논리로 상호 불가침의 원론적인 합의를 구체화하고 관계회복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9차 당대회 결정의 정책적 집행: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 국방·대외정책의 제도화 전망"을 주제로 두 번째 발표를 맡은 정영철 서강대학교 교수 역시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의 원칙을 공고히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이에 대한 대책으로는 헌법을 일부 수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을 내놨다.

정 교수는 "우리 역시 남북관계를 '91년 체제'가 공식 소멸하고 새로운 관계로 규정할 필요성

이 있으며, '공존과 평화'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남북관계의 패러다임을 모색해야 한다"라며 "이를 위해서는 현재 '91년 체제' 혹은 지난 '80년의 분단사'를 반영하고 있는 헌법과 관련 법-제도의 수정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직접적으로는 헌법의 통일 관련 조항들을 현실의 조건에 맞게 수정할 수 있는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북한이 대외 분야에서는 "앞으로 반미 진영의 축으로서 자신을 위치시키고 있으며, 다극 세계 건설을 위한 '기여'라는 표현에서는 그러한 방향에서 대외 활동을 전개하겠음을 밝히고 있다"라며 "국제정세가 지금과 같은 추세로 흘러간다면, 북한의 대외 활동 역시 철저하게 반미 연대 및 다극화를 중심에 놓는 방향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그는 "9차 당대회에서 '당중앙'의 직접적인 관여를 주장한 만큼, 외교 활동의 적극화 및 김정은의 정상회담을 포함한 전략적인 결정 등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높다"라며 "미국과 정상회담까지도 배제하지는 않지만, 이를 위한 조건이 훨씬 더 엄격(헌법의 지위 보장, 핵보유국 지위와 대조선적대시정책의 철회)해졌기 때문에 북미 정상회담으로까지의 길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지는 토론에는 선병주 북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 이승열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김상범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가 참여해 발표 내용을 다각도로 검토할 예정이다.

북한대학원대학교는 "이번 세미나는 북한이 최근 남북관계를 어떻게 재정의하고 있는지, 또 그 정치적 선언이 실제로 헌법과 제도, 국가 운영의 틀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구체화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자리"라며 "이를 통해 향후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를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우리 사회의 대응 방향과 정책적 과제를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 조선로동당 9차 당대회와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회의 평가: 법제화·정책화의 함의와 전망 ⓒ북한대학원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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