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청 교섭 '1호 사업장', 국가기관도 공공기관도 아니었다

사립 한동대, 하청 미화노동자와 교섭 상견례…노란봉투법 시행 뒤 첫 사례

원하청 교섭을 가능하게 한 개정 노조법이 시행된 뒤 경북 포항에 있는 사립 한동대학교에서 원청 사용자와 하청 노동자 간 첫 교섭 상견례가 진행됐다.

공공운수노조는 지난 9일 성명에서 "경북지역지부 한동대학교미화분회가 한동대학교외의 역사적인 원청교섭 상견례를 가졌다"며 "3월 10일 노조법이 개정된 이후 처음으로 진행된 원청과의 교섭"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한동대는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지난 십수년간의 투쟁으로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민주노조를 지켜온 현장"이라며 "한동대학교의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 이번 원청교섭을 계기로 한동대학교가 단순히 1호 원청교섭 사업장을 넘어 노동존중 1호 대학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다만 "아직 교섭의 장이라도 열어보고자 몸부림치는 현장이 너무 많다"며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 "서울지역의 15개 대학교만 해도 교섭을 거부하고, 응답조차 하지 않는 등 사뭇 다른 태도로 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의 첫 교섭이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가 자신의 진짜 사장과 당당하게 교섭하고 요구할 수 있는 그 날을 열어내는 첫 걸음이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상견례 전 한동대는 지난달 12일 하청노조의 교섭 요구에 응해 교섭요구사실을 공고하고 같은 달 20일 공고를 확정했다. 노동위원회에 원청 사용자성을 다투기 위한 심판을 제기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교섭에 응한 것이었다.

다른 국가·공공기관, 민간기업에서는 원청 사용자가 하청 노동자의 교섭요구를 자발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노동위 판단을 받아보려는 모습이 대세다. 국민의힘 김소희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6일 기준 하청노조 985곳이 원청 367곳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다. 그 중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한 곳은 31곳에 그쳤다.

이 중 공공부문에서는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연구원,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전력,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이 민간부문에서는 포스코이앤씨, 성공회대, 인덕대 등이 지방노동위원회에서 하청 노조의 교섭요구사실을 공고하라는 판정을 받았다.

▲노동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행진하고 있는 청소노동자들. ⓒ연합뉴스

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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