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김여정, 北 정치국 진입…실질적 권력은 없어"

"北 김주애 '후계자' 지위 공고화…ICBM 다탄두 탑재 가능성"

국가정보원이 최근 북한 내부 동향과 관련 "김여정은 당의 정치국에 재진입했고 당의 총무부장으로 승진됐다"며 "따라서 앞으로 김여정은 김정은의 복심으로서 지시이행 점검이나 대외스피커 역할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다만 북한 내부 권력구조에 대해선 "김여정이 실질적 권력이 없다는 것이 이번 인사를 통해 확인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국정원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과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이 전했다.

이는 최근 북한의 9차 노동당 대회를 통해 이뤄진 인사로, 해당 대회에서 김여정은 당 중앙위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정치국 후보위원에 진입했다. 2021년 8차 당 대회에서 후보위원에서 제외된 김여정이 5년 만에 정치국에 재진입한 것.

다만 이 의원은 "국정원장은 '김여정은 실질적 권력이 없다는 것이 이번 인사를 통해서 확인된 것'이라고 표현했다"고 덧붙였다. '김주애 후계 구도'에 있어 김여정이 별다른 영향력을 행사할 수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김주애 후계 구도는 더욱 공고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의원은 "'김주애를 후계자로 보는 게 맞느냐'는 질의에 국정원장은 '후계자로 봐도 될 것 같다'고 표현했다"고 했다. 박 의원도 "김주애에 대한 평가는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후계자 준비 과정이 아니고 후계자로서의 위상을 확보해야 한다는 표현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어 북한 인사조치와 관련해 "(김여정의) 측근인 조영호는 최고인민회의 의장과 상임위원장을 겸직하게 됐다"며 "김정은의 정책 구상을 법적·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의회 차원의 외교활동에도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출신인 장금철이 외무성 제1부상겸 10국장으로 보임됐다"며 "대남사업을 중시하는 걸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걸로 분석된다"고도 전했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해 "통일전선부장 출신인 장금철이 북한 외무성에서 매우 핵심 지위를 차지했고, 외무성 제1부상이면서 동시 별도의 10국장이라 하는 새로운 국장 자리를 담당한 걸로 보아 외무성 제1부상이 실질적인 대남 관련 부서의 축소판인 10국장을 맡은 것으로 분석한다"고 구체적인 해석을 전하기도 했다.

북한의 대남 기능이 당 통일전선부가 아닌 내각 소속 외무성으로 이관됐다는 해석이다. 그는 "통일전선부 폐지 후 북한에 아무런 대남 사업 부서가 없었던 것에 비교하면 앞으로 (북한이) 대남 사업에 상당한 무게를 두고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최근 북한 인사조치 전반에 대해선 "원로세대가 퇴진하면서 당 지도부 친위세력을 전면에 배치하고, 전문가 관료들을 발탁해 김정은의 정책 장악력을 제고하는 게 하나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도 "(북한이) 해방 후 75년과 구별되는 새 시대의 개막을 선포함으로써 선대와의 단절을 꾀하고, 선대의 영향력과 색채를 줄이기 위해 상당히 노력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최근 북한의 헌법 개정은 북한의 '보편국가화'가 주된 취지인 것으로 전망된다. 이 의원은 "사회주의 헌법이라는 명칭을 54년 만에 사회주의 단어를 떼고 '헌법'으로 개칭했다"며 "이건 보편적 국가 규범 성격을 부각시킨 의도"라고 풀이했다.

기존 '두 국가론' 또한 개정 헌법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번에 두 국가론에 대한 법제화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국정원이 입수한 2024년 6월 개정노동당 규약에서는 공화국, 국방부, 사회주의 건설, 혹은 통일 전선 등의 문구가 삭제 됐다"며 "이건 두 국가 기조가 이미 다른 법적·제도적 부분에서 상당히 반영된 상태라는 것"이라고 했다.

군사 동향에 있어선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 성능 향상 가능성이 주목됐다. 이 의원은 "북한이 고체 ICBM 성능 향상을 위한 엔진 시험을 3월 말에 했다. 6개월 만에 실시한 것"이라며 "추력 증대와 탄소 섬유를 이용한 동체 경량화를 통해 다탄두 탑재 가능성이 있는 걸로 보여서 국정원이 지속적으로 정밀하게 추적 중에 있다"고 전했다.

박 의원 또한 "북한은 고체 연료를 사용한 대륙 간 탄도탄인 ICBM 성능을 향상하기 위해 매우 높은 전략적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애써왔다"며 "이번에는 아예 탄소섬유가 포함된 동체를 보여줬다. 탄소섬유를 써서 가벼워진 만큼 더 멀리 미사일을 보낼 수 있는데, 이 추력을 활용해 다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기술 진보를 보이고 있지 않느냐 하는 중요한 보고가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국정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료용 패치 가슴 부착' 보도로 불거진 김정은 건강이상설에 대해선 "패치가 아니라 내복의 일부 모습"이라고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이같이 전하며 "패치 모양의 그것을 건강이상설과 직결하기엔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고 국정원이 확인했다"고 했다.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있다. ⓒ연합뉴스

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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