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헌법이 명시한 '경자유전(耕者有田)'의 원칙이 무너지고 농지가 투기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거센 가운데, 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강도 높은 입법 조치가 추진된다.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전북 자치도 정읍시·고창군, 농해수위)은 지난 3일, 농지 투기 행위를 뿌리 뽑고 농지 관리 체계를 전면 재정립하기 위한 ‘농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법안은 이재명 정부의 ‘농지 정의 실현’ 국정 철학을 구체화한 것으로, 농지의 공공성 회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간 농지법은 농사를 짓지 않는 소유주에게 농지 처분 의무를 부과해왔으나, 법망을 피하는 이른바 '꼼수'가 횡행했다. 세대를 분리한 가족에게 농지를 형식적으로 이전하거나, 처분유예 기간에만 일시적으로 작물을 심고 방치하는 식의 악용 사례가 끊이지 않았다.
윤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이러한 사각지대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우선 처분 명령 대상을 대폭 확대했다. 기존에는 세대원이 아닌 자에게만 처분하면 규제를 피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배우자 ▲직계존비속 ▲소유자가 대표인 법인 및 단체가 아닌 제3자에게만 처분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가족을 이용한 '명의 돌리기'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다.
지자체의 미온적인 행정 처분도 손질 대상에 올랐다. 현행법상 시장·군수·구청장의 처분 명령은 ‘재량행위’로 규정되어 있어 적극적인 행정 집행에 한계가 있었다. 개정안은 이를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기속행위’로 변경했다.
특히 지자체가 정당한 사유 없이 처분 명령을 내리지 않을 경우,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나 시·도지사가 직접 처분을 명하고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신설했다. 이는 중앙 정부와 광역 단체가 기초 지자체의 직무 유기를 견제하고 법 집행의 실효성을 높이는 장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개정안에는 ▲처분명령 유예 농지에 대한 매년 실태조사 및 결과 보고 의무화 ▲불법 임대차 및 무상사용 신고포상금제 도입 ▲조사원의 현장 출입 근거 마련 등 촘촘한 감시망 구축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지난 4월 1일 당정 협의를 통해 결정된 ‘전국 농지 소유·이용 현황 전수조사’를 실질적인 행정 집행으로 연결하기 위한 입법적 뒷받침이기도 하다.
윤준병 의원은 “농지는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 농업생산의 기반이자 국민 식량주권을 지키는 공공적 자산”이라며 “이번 개정안을 통해 투기 세력이 더 이상 농지를 악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농지를 실제 농사짓는 사람에게 돌려주어 경자유전의 원칙을 바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법안이 전북자치도를 비롯한 농도(農道)의 고질적인 농지 투기 문제를 해결하고, 실질적인 경자유전 실현에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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