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6조 2000억 원 규모의 이른바 '전쟁 추경(추가경정예산)' 신속 처리를 위해 국회를 찾은 2일, 국민의힘은 "이번 추경이 진짜 포퓰리즘"이라며 지방선거를 앞둔 "돈 풀기"라고 반발했다. 국민의힘이 추경안 세부 항목에 대해 삭감을 대거 요청해 향후 추경안 처리는 난항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이 대통령 추경안 시정연설에 앞서 진행한 당 의원총회에서 "전쟁 핑계 추경안에 납득하기 어려운 내용이 많다"며 "고유가 피해 지원 명목으로 전체 유권자의 73%인 3256만 명에게 4조 8000억 원의 돈을 그냥 대량 살포하겠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송 원내대표는 "국가재정법상 추경 요건에서 말하는 전쟁은 대한민국의 전쟁을 얘기하는 것"이라며 "저 바다 건너 중동에 전쟁이 났다고 전쟁 추경이라고 얘기하는 건 대단히 잘못됐다"고 말했다.
앞서 장동혁 대표도 같은 날 오전 국회에서 연 최고위원회의에서 "돈을 풀면 인플레이션의 속도는 더 빨라지고, 풀린 돈이 부메랑이 돼 민생을 강타할 것"이라며 "지방선거만 끝나면 보유세 올리고, 담뱃값·소줏값 올리고, 설탕세까지 만들어서 그 돈의 몇 배를 거둬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번 추경안을 편성하며 소득 하위 70% 국민에게 고유가 피해 지원금을 거주 지역과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국민 약 3600만 명이 대상인데, 1인당 기본 10만 원에서 최대 60만 원까지 지원받게 된다.
국민의힘은 이 부분을 "매표 행위"로 본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전 국민 70%에 대해 다 지급하겠다는 거는 선거용 매표 추경이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예결위원들은 "금번 추경은 진단은 중동 사태로 인한 고유가인데 처방은 선거용 선심성 가짜 약이라는 모순된 추경"이라며 "추경 목적에 부합하지 않은 사업"으로 꼽은 20개 항목에 대한 예산 삭감 및 재편성을 요구했다.
특히 이들은 △고유가 피해 지원금 4조 8252억 원 △신재생에너지 금융지원 2205억 원 △석유비축 사업 1554억 원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 사업 706억 원 △예술인 생활 안정 자금 320억 원 △K콘텐츠 펀드 500억 원 등을 포함한 20개 예산의 삭감을 예고했다. 화물차·택시·택배업자, 생계형 화물차 운행자 등을 위한 유류 보조금 사업 등에 대한 예산은 증액을 요구했다.
다만 야당 간사인 박형수 의원은 예결위 보이콧(의사일정 거부) 여부는 선을 그으며 "추경안 심의에 임할 것"이라고 했다. 일정에 참석하되 "문제점 시정에 방점을 두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이 대통령 시정연설 때도 본회의장 자리를 지켰다. 한때 보이콧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가능한 대통령 방문에 대해 예우해 주는 방식"을 취한다며 참석했다. 이 대통령의 연설이 이어지는 동안 박수갈채를 쏟아낸 여당 의원들과 달리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수를 치지 않았다.
대신 일부는 연설 종료 뒤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 자리 쪽으로 와서 악수를 청하자 이에 응해 손을 맞잡았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 대통령과 악수하며 짧게 대화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번 추경은 제대로 된 민생 사업 위주로 반영하면 좋겠다"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충분히 심사해 달라"고 답했다고 송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전했다.
반면 몇몇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본회의장 밖으로 나가며 악수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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