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국힘 제외 전 원내정당, 개헌안 공동발의…6.3 지방선거 동시투표 목표

우원식 "오늘부터 국회 개헌안 발의 절차 착수"…계엄요건 강화 등 '최소 개헌'案 공개

우원식 국회의장이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개혁신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국민의힘을 제외한 원내 모든 정당과 함께 개헌안을 공동 발의한다고 밝혔다.

우 의장과 원내 6당 원내대표는 31일 오후 '초당적 개헌추진을 위한 제(諸)정당 원내대표 기자회견'을 긴급히 열고 "국회는 압도적 다수 국민의 뜻과 국회 제정당의 의지를 모아 오늘부터 헌법 개정안 국회 발의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최근 국민투표법 개정을 계기로 여야 정당에 국회 개헌특위 구성을 요청한 바 있고, 결과적으로 특위 구성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의장의 제안을 계기로 집중적 논의가 이루어졌고 폭넓은 동의가 확인됐다"며 "때를 같이해 대통령께서 정부 차원의 개헌 논의를 공식화했고 관련 부처의 지원 활동도 있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우 의장은 "국회와 정부, 시민사회를 아울러 상당한 수준에서 공론이 형성되고 내용적 의견 합치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 상황은 개헌 성사에서 매우 중대한 역사적 기회"라며 "지금 이 불씨를 살리지 못하면 언제 또 이 정도의 기회가 올지 모른다는 절박한 심정이 두 차례의 '초당적 개헌 추진을 위한 제정당 원내대표 연석회의'로 이어졌고, 참석자들의 만장일치 의견으로 헌법개정안 국회 발의를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했다.

우 의장은 "국회가 발의하게 될 헌법개정안은 최소 수준의 안(案)이지만 국민의 뜻이 높고 크게 모였다"며 "온 국민과 나라를 큰 충격과 고통에 빠뜨린 △12.3 비상계엄 같은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는 국민의 단호한 뜻이 담겼고, 권력의 총칼도 국민을 이기지 못한다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의 교훈과 자부심이 담겼다. △사는 곳이 달라서 삶의 질이 달라져서는 안 된다는 국민의 절박한 요구가 담겼다"고 개헌안 내용을 개략적으로 설명했다.

이어 6당 원내대표들이 돌아가며 '초당적 헌법개정 추진을 위한 국회 선언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국민적 공감대가 높은 의제를 중심으로 단계적이고 순차적인 개헌을 추진"하며, 먼저 "부마민주항쟁 및 5.18민주화운동의 민주이념에 대한 헌법전문 명시, 계엄에 대한 국회 통제 강화, 지역 균형발전 의제를 개헌의 주요 내용으로 우선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2026년 6월 3일 제9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일에 헌법개정 국민투표를 실시하도록 함께 노력한다"며 "원내대표 연석회의를 통해 헌법개정안의 주요 내용을 제안하고, 뜻을 함께하는 국회의원의 공동 발의로 개헌 절차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국회 내 정당 원내대표들이 31일 국회에서 열린 개헌 추진 관련 기자회견에서 각자 서명한 '대한민국 헌법 개정안 합의 서명부'와 '초당적 헌법개정 추진을 위한 국회 선언문'을 공개하고 있다. 이날 원내 5개 정당 원내대표는 초당적 헌법 개정안 추진에 합의해 서명했다. 지방 일정 중인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는 뜻을 같이하기로 했다고 우원식 의장은 밝혔다. 국민의힘은 헌법개정에 반대해 이날 합의서에 서명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 우원식 의장, 조국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 ⓒ연합뉴스

구체적으로 이들이 공동발의한 개헌안을 보면, 먼저 헌법전문의 '4.19민주이념'을 "4.19혁명, 부마민주항쟁 및 5.18민주화운동의 민주이념"으로 바꾸자는 제안이 담겼다. 헌법 제명도 기존의 한문에서 한글로 바꾸자고 했다.

현 헌법 77조 4~5항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권 부분은 기존의 '계엄을 선포한 때에는 대통령은 지체없이 국회에 통고하여야 한다.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요구한 때에는 대통령은 이를 해제하여야 한다'는 부분을 "계엄을 선포한 때에는 대통령은 지체 없이 국회에 통고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승인이 부결되거나 계엄을 선포한 때부터 48시간이 될 때까지 승인이 이뤄지지 않은 때에는 계엄은 즉시 효력을 상실한다.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의결한 때에는 계엄은 즉시 효력을 상실한다"로 고치자고 이들은 제안했다.

또 현행 헌법 123조 2항 '국가는 지역 간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하여 지역경제를 육성할 의무를 진다'는 부분은 "국가는 모든 국민이 거주 지역과 관계없이 균등한 삶의 질과 기회를 향유할 수 있도록 지역의 경제를 육성하고 생활기반을 구축해 지역 간의 격차를 해소하고 균형 있는 발전을 촉진할 의무를 진다"로 개정이 제안됐다.

이같은 3개항 개헌안은 제정당 의원들의 동참 절차를 거쳐 다음달 6일께 실제 발의될 전망이다. 이튿날인 7일 국무회의에서 이를 심의·공표하는 일정을 전제로 한 계획이다. 헌법 128조에 따르면, 헌법 개정안 발의에는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현재 148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이어 20일 이상의 공고기간을 거쳐, 60일 이내에 국회에서 의결에 부쳐야 한다. 다만 개헌안 의결에는 재적의원 3분의2(현재 197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국민의힘 107명을 제외하면 개헌 발의에 동참한 6당 소속 의원 전원에 무소속을 합쳐도 188석으로 의결정족수이 9석이 모자란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국회 내 정당 원내대표들이 31일 국회에서 개헌 추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원내 5개 정당 원내대표는 초당적 헌법 개정안 추진에 합의해 서명했다. 지방 일정 중인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는 뜻을 같이하기로 했다고 우원식 의장은 밝혔다. 국민의힘은 헌법개정에 반대해 이날 합의서에 서명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우 의장은 국민의힘이 개헌 발의에 동참하지 않고 '지방선거 이전 개헌'에 반대하고 있는 데 대해 "제1야당이 참여하지 않은 것은 매우 아쉽고 안타깝지만, 헌법개정안 발의와 5월 초순으로 예정된 국회 의결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다"며 "이 시간 이후라도 국민의힘이 보다 전향적 자세로 개헌에 참여하기를 다시 한 번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이날 오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비공개로 접견해 개헌 동참을 설득했지만 불발에 그쳤다. 장 대표는 우 의장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우 의장이) 개헌에 대한 말씀을 주셨지만, 저는 어떤 내용의 개헌을 할지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적 합의를 이루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지방선거를 앞두고 작전 수행하듯 밀어붙이는 게 과연 맞느냐는 의문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는 '개헌 논의는 지방선거 이후 시작하자'는 기존 국민의힘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경험상 개헌 논의가 이뤄지면 모든 이슈는 블랙홀처럼 개헌으로 빠져들게 된다"(장 대표)라는 것이다.

장 대표는 "국회에서 아직 개헌특위도 구성되지 않았고 특위에서 어떤 논의도 진행한 적 없다"며 "헌법은 단 한 글자를 고치더라도 국민 70~80% 이상 대다수 국민이 동의하는 가운데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면담하기 위해 의장실로 이동하고 있다. 이날 만남은 우원식 의장 주도로 추진 중인 개헌안과 관련해 국민의힘 협조를 당부하기 위해 열린 것으로 보인다. 이날 면담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연합뉴스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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