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관계에 대해 '적대적 두 국가'를 다시 한 번 강조한 데 대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장관은 북한에 대해 흡수통일을 추진하지 않겠다면서 인내심을 가지고 평화 공존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26일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접경지역 평화안전 연석회의에 참석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오늘 (북한이) 9차 당대회와 관련해 대남 입장을 밝혔는데 안타깝다. 특히 접경지역에 주민들께서 걱정을 하시리라 생각하는데 그러나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북쪽 입장 발표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이재명 정부가 걷고 있는 한반도의 평화공존 정책을 흔들림 없이 밀고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2022년 4월 당시 북한은 남한은 주적이 아니고 싸우지 말아야할 같은 민족이라고 천명했다. 4월 22일 김정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다. 서로가 희망을 안고 지난 없는 노력을 기울여 간다면 남북관계 개선되고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친서에 적었다"라며 "이 마지막 친서 교환 시절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2022년 4월과 2026년 2월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나. 지난 3년간의 남북 적대 대결이 불러온 불행한 유산"이라며 "적대와 대결을 청산해야 한다. 북이 밝힌 적대적 두 국가 기조는 남과 북 모두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는 북한 체제 인정과 존중, 흡수통일 불추구, 일체 적대 행위 추구하지 않는다는 3대 원칙을 확고하게 견인해 나갈 것"이라며 "남북이 서로 싸울 필요 없는 평화공존이 남북주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일이며 유일한 길이다. 다시 한 번 일희일비 하지 않고 인내심 갖고 평화공존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나갈 것임을 밝힌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날 기자들과 만난 통일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의 발언 수준이 이전보다 거칠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에 "내용 자체는 큰 틀에서는 바뀌지 않았다고 본다"라며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노력을 많이 해왔지만 아직까지 북한의 적대적 태도를 돌리는 데 노력이 더 필요한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 당국자는 "기조라는 것이 한 번에 바뀌지 않을 것 아니겠나? 그래서 저희가 인내심을 가지고 일관되게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한 민간인이 보낸 무인기와 관련해 북한이 지난 1월 항의 표시를 한 것을 계기로 남북은 담화라는 공개적인 방식으로 간접적 대화를 이어왔다. 지난 1월 10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남한의 무인기 침투에 대해 항의성 담화를 발표했고 이후 10일 국방부는 남북 공동 조사를 제안했다.
이에 1월 11일 김여정 당시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남한의 입장 발표에 유의한다고 밝혔고 이틀 뒤인 1월 13일 통일부 당국자는 "정부의 대응에 따라 남북 간 긴장 완화와 소통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본다"는 입장을 내놨다.
특히 지난 10일 정동영 장관이 명동성당에서 열린 1500차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미사'에서 축사를 통해 "이 자리를 빌려 무모한 무인기 침투와 관련하여 북측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는 바"라며 남한 민간인의 무인기 침투에 대해 완곡한 사과 의사를 표명하면서 정 장관과 김 당시 부부장 사이 공개적 방식의 입장 표명이 오고갔다.
김 부부장은 12일 "나는 새해벽두에 발생한 반공화국무인기침입사건에 대하여 한국 통일부 장관 정동영이 10일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시한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라며 "나는 이를 비교적 상식적인 행동으로 평가한다"라고 했고 18일 정 장관이 정부 차원의 공식 유감을 재차 표명하자 19일 이러한 입장 표명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지난 2023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이후 이번과 같이 남북이 공개적인 방식을 통해 상대 입장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 태도로 메시지를 주고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에 북한이 당 대회에서 적대성을 어느 정도 완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과거보다 더 강한 어조로 남한에 대한 적대성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미국에는 대화 여지를 열어뒀는데, 이에 대해 통일부 이 당국자는 "북미 간의 대화 여지를 남긴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정부도 계속 북미 간 대화를 촉진하기 위한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이야기했는데, 그런 노력을 일관되게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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