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중단 10년…李정부, 공단 문닫은 박근혜와 기회 놓친 문재인에 "유감" 표명

통일부 "개성공단 재가동 위한 제도적 준비 체계적으로 해 나갈 예정"

개성공단 가동 중단 10년을 맞아 통일부는 공단 가동 중단을 결정한 박근혜 정부의 선택이 자해행위였다고 비판한 것과 함께, 2019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건없는 공단 가동 재개를 밝혔음에도 당시 문재인 정부가 아무런 상응 조치를 하지 못하면서 결정적 기회를 놓쳤다고 평가했다.

10일 통일부는 '개성공단 중단 10년 계기 통일부 입장'을 통해 "개성공단은 남북 간 긴장과 대결을 완화하는 한반도 평화의 안전판으로서, 남북 접경지역의 경제 발전은 물론 남북 공동성장을 위한 대표적 실천공간이자 가장 모범적인 '통일의 실험장' 이었다"고 규정했다.

통일부는 "남과 북은 2013년 8월 정세와 무관하게 공단의 정상적 운영을 보장' 한다는 합의서를 체결한 바 있다. 이는 당시 우리 측의 강력한 요청에 따른 합의였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6년 2월 우리가 일방적으로 공단을 전면 중단한 것은 남북 간 상호 신뢰 및 공동성장의 토대를 스스로 훼손하는 자해 행위였다"고 지적했다.

2016년 1월 6일 북한은 4차 핵실험을 실시했고 이어 2월 7일 장거리 로켓인 광명성호를 발사했다. 광명성호는 지구관측위성인 광명성 4호를 궤도에 진입시키기 위한 것이었는데, 박근혜 정부는 이를 장거리 미사일로 규정하고 그에 따른 상응조치로 2월 10일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로 정권이 교체되고 나서 평양에서 열린 2018년 9월 남북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평양 공동선언'을 통해 "남과 북은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공단의 정상화는 이뤄지지 않았고 다음해인 2019년 1월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당면하여 우리는 개성공업지구에 진출하였던 남측기업인들의 어려운 사정과 민족의 명산을 찾아보고싶어하는 남녘동포들의 소망을 헤아려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여기에 대해 당시 문재인 정부의 통일부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정부는 오늘 북한이 김정은 위원장 신년사를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남북관계 확대 발전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환영한다"면서도 개성공단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2019년 1월 김정은 위원장이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단을 재개할 용의'가 있음을 직접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측이 아무런 상응 조치를 취하지 못하여 공단 재가동의 결정적 기회를 놓친 바 있다"며 "이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정부는 개성공단의 조속한 정상화를 희망한다"며 "우선, 장기간 단절된 남북 간 연락채널을 복원하여 개성공단 재가동 문제와 무너진 남북 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다방면의 소통과 대화가 재개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통일부는 "내부적으로는 국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2024년 해산된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을 빠른시일 내에 복원시킴으로써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한 제도적 준비를 체계적으로 해 나갈 예정"이라며 이후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통일부는 "공단 중단 장기화로 인해 정신적 물질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기업인들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기업의 경영안정 등을 위한 다각적 방안을 강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개성공단 전경. ⓒ개성공동취재단

통일부가 유감을 표명한 대상이 공단의 문을 닫은 박근혜 정부와 재개 기회를 놓친 문재인 정부 모두에 해당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이날 기자들과 만난 통일부 당국자는 "우리 측의 강력한 요청으로 (공단 가동의 정상적 운영을 보장하는) 합의를 했음에도 우리가 일방적으로 공단을 전면 중단한 것이 남북 간 상호 신뢰의 토대를 훼손한 부분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핵실험을 했기는 했지만 저희가 개성공단 전면 중단이라는 조치를 한 것에 대해서는 우리 기업에도 피해를 준 것이고 결과적으로 남북 관계 소통 창구를 닫아버리는 결과가 더해졌기 때문에 (개성공단 가동 중단은) 남북 간 신뢰를 훼손한 부분이 있다"며 "북측에 대한 메시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2013년 8월 14일 남북은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남북 당국 간 7차 회담'을 통해 공단 가동을 재개하는 합의를 이뤄냈다. 양측은 당시 "남과 북은 통행 제한 및 근로자 철수 등에 의한 개성공단 중단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음이 없이 남측 인원의 안정적 통행, 북측 근로자의 정상 출근, 기업재산의 보호 등 공단의 정상적 운영을 보장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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