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행을 끝낸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부산 북갑)이 박형준 부산시장을 만났다. 전 의원은 "메시지를 낼 자리는 아니다"라며 "안부만 물었다"고 말했지만 축사에서는 박민식 전 보훈부 장관의 인사청문회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부산시는 9일 오후 부산 북구 만덕IC에서 만덕~센텀 고속화도로 개통식을 가졌다.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는 북구 만덕동과 해운대구 재송동을 연결하는 총연장 9.62km의 왕복 4차로의 터널로 국내 최초 전차량 통행이 가능한 대심도 지하도로다.
전재수 의원은 이날 개통식에 참석하며 해양수산부 장관에서 사퇴한지 약 2개월 만에 처음으로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행사 시작 20여분 전 도착한 전 의원은 지역 주민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한 주민이 지역 민원을 제기하자 전 의원이 직접 주민의 휴대폰에 자신의 전화번호를 입력해주기도 했다.
약 5분 후 박형준 시장도 도착해 행사에 참여한 내빈과 주민을 만났다. 박 시장은 인사 도중 전 의원을 마주치자 서로 웃으며 짧게 이야기를 나눴다. 전 의원이 행사장에 등장하자 일부 참석자들은 '전재수'를 연호했다. 이에 국민의힘 관계자들도 '박형준'을 외쳤다.
전 의원은 "이날 행사는 전적으로 공사기간 동안 불편함을 견딘 주민들과 그동안 고생한 분들에게 감사함을 전해야 하는 자리"라며 "정치적 메시지를 낼 수 있는 자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시장과의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안부만 주고 받았다"고 했다.
박 시장과 전 의원은 각각 기념사와 축사를 통해 서로에게 대심도 개통의 공을 돌렸다. 박 시장은 "우리 전재수 의원, 김미애 의원(해운대을), 박성훈 의원(북을),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함께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전 의원도 "사업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끝까지 관심을 놓지 않으셨던 박형준 시장님 정말 고맙다"고 화답했다.
전 의원의 축사에는 의외의 인물도 언급됐다. 전 의원과 지역구를 놓고 맞대결을 펼치기도 했던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이다. 전 의원은 "공사가 막 시작됐을 때 지역구 의원이셨던 박민식 의원님이 자리에 와 계신다. 정말 고생 많으셨다"며 "저와 함께 이 사업이 시작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셨던 당시 박민식 의원님께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뼈 있는 한마디도 남겼다. 전 의원은 "박민식 의원님께서 국가보훈부 장관 인사청문회 할 때 제가 뒤에서 우리 민주당 의원들 많이 도운 것 아시냐"며 "제가 인사청문회 할 때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이 도와드렸다"고 덧붙였다.
전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지역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전 의원이 지역을 위한 '협치'를 강조했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전 의원의 부산시장 출마시 북구갑 보궐선거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박 전 장관의 행동 범위를 묶는 메시지를 냈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전 의원의 축사에서 박 시장보다 박 전 장관을 언급한 내용이 더 길었다는 점은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싣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