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개발 논란이 이어져 온 부산 이기대 앞 아파트 건립사업이 '최종 승인' 단계로 접어들며 지역사회 갈등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부산 남구는 9일 아이에스동서가 이기대 아파트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해당 절차는 사실상 착공 여부를 가르는 마지막 행정 관문이다.
남구는 관계기관 협의와 내부 검토를 거쳐 보완이 필요하면 보완 지시를 내리고 이행되면 건축허가로 이어진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런 설명은 책임을 '절차' 뒤로 숨기는 말처럼 들린다.
신청서에 따르면 사업 규모는 25층 2개동, 288가구로 높이 최고 88.9m, 용적률 499.37%다. 아이에스동서는 지난해(2024년) 한 차례 사업안을 자진 철회한 뒤 층수·동수 등을 조정한 새 안을 다시 내놓았지만 논란의 핵심은 '숫자 조정' 아니라 이기대 해안경관과 공공 접근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구조적 문제다.
특히 부산시가 이기대 일대를 '예술문화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혀온 상황에서 공공 공간의 성격이 확정되기도 전에 민간아파트 사업이 최종 승인 절차에 들어간 것은 행정의 엇박자로 읽힌다. 공공이 내건 장기 비전과 당장의 개발 승인 사이에서 남구와 부산시가 어떤 원칙으로 공공 가치를 지킬 것인지 그 기준과 근거를 먼저 내놔야 한다.
시민단체들은 사업계획 승인 자체가 공공가치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려를 요구하고 있다. 남구가 진정으로 '절차대로' 하겠다면 단순히 심사를 진행하는 수준을 넘어 경관·환경 훼손 최소화의 구체 기준, 공공기여의 실효성, 시민 접근권 보장 방안, 심사 과정의 투명한 공개 범위를 선제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이에스동서 또한 '축소안'이라는 포장만으로는 부족해 보인다. 왜 이기대 초입에 고층아파트가 불가피한지 어떤 방식으로 경관 사유화와 공공성 훼손 우려를 해소할 것인지 지역사회가 납득할 수준의 자료와 대안을 공개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이기대아파트 논란은 한 건설사의 주택사업을 넘어 부산의 해안 공공자산을 어떤 원칙으로 관리할 것인지 묻는 시험대다. 남구가 승인 여부를 판단하는 순간 그 책임은 '절차'가 아니라 남구와 부산시의 선택으로 기록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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