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다시 와보니 한 걸음도 나가지 못했다"…김성주 이사장의 일갈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6년만에 롤백, 그가 말하는 전북의 과제

"6년 만에 다시 와보니 하나도 나아지지 않았다.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 것 같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4일 오전 전북 전주시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이렇게 토로했다.

2017년 11월에 제16대 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그는 2020년 1월에 공단을 떠난 후 작년 12월에 19대 이사장으로 돌아왔다.

여기서 '6년'이라는 말은 국민연금과 복지 문제에 국내 최고의 전문가인 그가 공공기관 역사상 흔하지 않은 재임용의 복귀 시간을 말하는 셈이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4일 오전 전북자치도 전주시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가졌다. ⓒ국민연금공단

'한 걸음도 나가지 않았다'는 말은 전북의 금융생태계가 그만큼 제자리걸음을 했다는 뜻이다.

그는 "(이사장이) 지역 출신이냐, 혹은 정권이 바뀌었을 때의 차이가 클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전북 스스로 해야 할 노력이 있어야 했는데 현실화되지 못한 것 같다"는 말로 금융생태계 조성에 말만 앞세운 전북 현실을 직격했다.

김성주 이사장이 단적인 예로 든 몇 가지는 전북자치도 입장에서 뼈를 때리는 대목이다.

김 이사장은 지난달 13일 전북 혁신도시에 사무소를 설치한 국내외 자산운용 9개사와 간담회를 가졌고 이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를 풀어놨다.

우선 외국계 운용사 대표들은 글로벌 규모의 호텔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전주에 오고 싶어도 묵을 호텔이 없다는 푸념이다.

전북 혁신도시에는 외국계 회사 대표가 투숙할 수 있는 5성급 호텔이 6년 전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다는 지적이다.

다음은 교통 편의시설이다.

김성주 이사장은 "외국계 운용사들은 전북에 공항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만큼 인천공항에 내려서 헬기로 이동할 수 있는 교통편을 마련해 달라고 한다"며 "공단엔 헬기장이 없으니 전북도와 협력해서 그렇게 하겠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전북은 새만금 국제공항 신설을 30년째 주장하고 있지만 문턱조차 가지 못했고 최근엔 법원 소송의 1심 판결에서 기본계획 취소 판결을 받았다. 이러니 공항 문제도 6년 전에서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한 셈이다.

세 번째는 인력이다. 김성주 이사장은 "자금운용사는 공간(사무실)보다 인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지역에서 우수 인력을 양성해서 뽑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해서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인력문제 역시 6년 동안 변함이 없었던 것이다.

마지막 사무공간은 어떠한가?

그는 "외국계 금융기관은 보안을 아주 철저히 한다. 보안 A등급에 인텔리전스 빌딩이 사무소 계약의 (본사) 허가 조건이 된다"며 "초고속 전용선이 깔리고 보안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무공간이 전북 혁신도시에는 없다. 이것이 현실"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김 이사장은 "그들에게 우리는 '왜 사무실을 내지 않으냐'고 요구하지만 그들은 '일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고 답변한다"는 말이다.

김성주 이사장은 "사실 16대 이사장 시절에 전북자치도와 함께 국민연금공단 주변의 빈 땅에 호텔건립 등의 계획을 갖고 있었다"는 말로 '6년 만에 다시 와보니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한' 전북의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김성주 이사장은 "(제3 금융중심지 지정을 위해서는) 서둘러야 한다. 자금 조달에 공실 우려 등 전북자치도의 고민도 이해한다"며 "하지만 (기반시설 확충을 위한) 재원과 사무실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 등에 대해 서로 협력해서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주 이사장은 "대단한 각오로 마음을 벼르고 다시 왔다"는 말로 국가발전과 전북 성장을 위해 기여할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김성주 이사장은 "무엇보다 직원들이 (지역을 위해) 열심히 해주고 있다. 이전만 해도 '전북에 왔다고 해서 기여해야 하나'라고 되물었던 직원들이 지금은 '우리를 위해 전북에 기여하자'라며 알아서 적극 나서고 있다.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직원들을 상찬했다.

유난히 애향심이 강하고 전북발전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는 평을 받는 김성주 이사장, 6년만에 롤백했지만 전북의 금융 현주소가 '그대로'라는 말은 전북 정치권을 포함한 각계가 깊이 새겨야 할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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