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수거책, 사복 경찰 순찰 덕에 대전역서 '덜미'

피싱팀 40분간 잠복 끝에 카드·현금 수거책 현행범 체포, 카드 소유자들 보이스피싱에 속아 '셀프 감금' 상황

▲대전역 물품보관함에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넣어둔 봉투를 수거해 가던 수거책 A 씨를 사복 경찰이 검문-수색하기 위해 뒤따르는 장면 ⓒ대전경찰청

대전역 물품보관함 앞에서 이상 행동을 보인 시민을 주목한 경찰의 날카로운 관찰력 덕분에 보이스피싱 수거책이 현장에서 붙잡혔다.

29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2시쯤 대전동부경찰서 피싱팀 이시온 경사가 사복 차림으로 대전역을 순찰하던 중 한 남성이 대형 물품보관함에 작은 편지봉투만 넣는 장면을 포착하고 의심했다.

이 경사와 동료 경찰은 약 40분간 상황을 예의주시하다 40대 A 씨가 보관함을 열고 봉투를 챙긴 뒤 탑승 게이트로 향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A 씨를 따라가 검문·수색한 결과 타인 명의 체크카드 4매와 현금 370만 원이 발견됐고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당시 발견된 카드 소유자들은 모두 검찰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아 대전 소재 숙박업소에 스스로를 가둔 ‘셀프 감금’ 상태였으며 본인이 피해자라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고 있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이달 초까지 전국을 돌며 피해자들이 물품보관함에 넣어둔 카드와 현금을 수거하는 방식으로 60차례에 걸쳐 피해금 약 4000만 원을 수거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 씨를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보이스피싱 범죄 예방을 위해 물품보관함 운영사와 협력해 대전 기차역과 지하철 물품보관함에 ‘전화로 돈을 넣으라는 안내를 받으면 100% 보이스피싱’이라는 경고 문구를 표시하고 이용자가 반드시 확인을 눌러야만 물품을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피의자가 검거 당시 소지하고 있던 카드 4매와 현금 370만 원 ⓒ대전경찰청
이재진

대전세종충청취재본부 이재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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