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학생 기숙사 우선 배정을 둘러싸고 불거진 전북대학교 전주 캠퍼스 생활관 논란이 일단락 국면에 접어들었다.
대학 측과 총학생회가 내국인 학생 입주자 수를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합의하면서다. 다만 사전 소통 없이 추진된 정책 결정 과정과 책임 소재를 둘러싼 문제 제기는 여전히 남아 있다.
전북대는 26일 양오봉 총장을 비롯한 주요 보직교수와 총학생회 회장단이 참석한 간담회를 열고, 전주 캠퍼스 생활관 내 내국인 학생 입주 규모를 지난해와 동일하게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외국인 유학생 증가에 따른 수요를 반영하되, 내국인 학생들의 주거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합의에 따라 대학 측은 전주 캠퍼스 내 일부 생활관의 수용 인원을 늘리고, 훈산건지하우스를 생활관 전용 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외국인 유학생 전용 기숙사로 지정돼 논란의 중심에 섰던 참빛관에도 내국인 학생들이 대폭 입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논란은 전북대가 국책사업인 ‘글로컬대학 30’ 추진 과정에서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확대하면서 촉발됐다. 대학은 약 1800명 규모의 참빛관을 외국인 유학생 전용 기숙사로 지정했지만, 이 과정에서 내국인 학생 배정 축소 가능성이 제기되며 반발이 확산됐다.
앞서 전북대 전체학생대표자 일동은 학내 건물 외벽에 대형 현수막을 내걸고 “내국인 기숙사생 선발을 중단하는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며 대학본부의 사과와 정책 재검토를 요구했다. 학생들은 특히 정책 결정 과정에서 대학 구성원의 의견이 배제됐다고 지적하며, 학생·대학·지역이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촉구해 왔다.
논란이 커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전북대를 두고 ‘전북 외국인대학교’라는 표현까지 등장하며 비판 여론이 확산됐다. 평화관 신축 공사로 전체 수용 인원이 줄어든 상황에서 외국인 유학생 수용 계획이 먼저 제시된 점이 갈등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전북대 측은 뒤늦게 유감을 표했다. 전북대 관계자는 “학생과 학부모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대단히 죄송하다”며 “내국인 학생들의 불편과 우려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생활관 운영 방식을 조정하고, 총학생회와 협의해 후속 절차를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총학생회 역시 합의 사실을 전하며 “내국인 학생 입주자 수 증원을 위한 대학 측의 노력에 감사한다”면서도 “인원 증원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도 대학이 지속적으로 책임 있게 대응해 달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합의가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외국인 유학생 확대와 캠퍼스 주거 인프라 사이의 구조적 불균형, 그리고 대형 국책사업 추진 과정에서 구성원 참여가 어떻게 보장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글로컬대학’을 내세운 전북대의 성장 전략이 내부 갈등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가 또 하나의 과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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