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내홍 계속…"조국당과 합당, 정청래 8월 전대용 아니냐"

이해찬 서거로 공식 논의 중단됐지만…지도부·중진·초재선 '반대' 봇물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2일 정청래 대표가 제안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를 놓고 내홍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주 고(故) 이해찬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서거 애도 기간 동안 필요최소한의 당무를 제외한 모든 정치적 논의는 중단한 상태이지만, 당 곳곳에서는 이날도 반대 의견이 분출했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26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정청래 대표 개인의 사당이 아니지 않느냐"며 정 대표를 정면 겨냥하고 나섰다. 이 최고위원은 "합당 문제는 매우 복잡하고 예민하고 굉장히 전략적인 문제인데 이것을 혼자 일방적으로 결정해서 발표를 해버렸다"며 "그것도 혼자 일방적으로 결정해서 상대방에게 제안까지 했는데, 매우 심각한 독단적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우리에게는 알리지 않고 논의는 전혀 없는 상태에서 먼저 상대방하고 논의를 했다고 들었다. 이것은 당의 이해에 완전히 상반되는 행위"라며 "기업 인수합병을 하는데 이사회나 주총에 전혀 논의도 없는 상태에서 상대방 기업 대표이사하고 먼저 결정해서 회사에는 그냥 통보만 하고 대외적으로 발표하면서 제안을 해버리면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언성을 높였다.

이 최고위원은 "자꾸 대통령을 언급하는 것은 더 심각한 문제"라며 "저희가 확인했지만 전혀 대통령하고 사전에 논의된 바 없다. 전체적으로 정치권 통합을 하나의 지론으로 연대와 통합의 정신을 얘기하는 것과 (구체적 합당 논의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얘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저뿐만 아니라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들이 다 직접 확인했다. (논의는) 없었다"고 못박아 말했다.

이어 "공식적 발표가 민주당 공보국을 통해서 있었다. 이것은 청와대의 강력한 요구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청래 대표는 합당 제의와 관련하여 대통령과 전혀 논의한 바 없음을 다시 한 번 밝힌다' 이게 공식 발표"라고 그는 짚었다. 그는 "대통령 팔기를 그만해야 된다"고 쏘아붙이며 "이것을 더 이상 계속 와전시키고 거짓 얘기를 퍼뜨리면 용납할 수 없다.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까지 했다.

이 최고위원은 통합의 내용적 측면에 대해서도 "(조국혁신당이) 쇄빙선의 역할을 그동안 해왔다. 그래서 원내 전략적 측면에서 집권 여당이 미처 과감하게 하지 못하는 목소리들을 내오는 역할들이 분명히 있었다"며 "그런데 그런 역할을 안 하고 그냥 우리 안에 흡수해 버리겠다는 것이 과연 그 당에도 또 우리한테도 도움을 주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 동안 민주당이 과거와는 달리 안정적·중도실용적 노선을 취하고 있었는데, 혼란스러운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친명계 후보로 최고위원 보궐선거에 도전했던 이건태 의원도 같은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합당 제안은 절차, 제안 방식, 시기의 정당성을 갖기가 어려운 게 아닌가"라며 "지방선거에서 우리가 승리해야 되는데, 그러려면 중도층 싸움에서 승리해야 한다. 조국혁신당과 저희 당은 지지층이 꽤 겹치고 조국혁신당이 저희보다 좌 쪽에 있는데 합당이 이루어졌을 때 과연 중도층 싸움에서 유리한 거냐, 이 부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이 많고 저도 동일한 생각"이라고 같은 부분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특히 "이 합당 제안이 지선 승리를 위한 거냐, 아니면 8월 전대를 위한 거냐"면서 "지선 승리는 명목이고 8월 전대를 위한 것 아니냐는 의견들이 있다. 저도 그 의견에 동의하고 있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지선 승리는 불투명하게 보이고, 8월 전대에 더 효과가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는 것이다.

이 의원도 소속돼 있는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는 지난 23일 의원 30명 연명으로 반대 성명을 내기도 했다. 더민초는 원래 이날 중 총회를 열고 이 사안에 대한 후속 논의를 이어가려 했으나 이해찬 수석부의장 서거로 모임을 연기했다.

더민초 소속 김남희 의원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 대표의 22일 합당 추진 발표 이전에 당내에서 전혀 논의가 없었다"며 "논의가 없는 상황에서, 더군다나 그날은 이재명 대통령의 주요 공약인 '코스피 5000'이 실현된 뜻깊은 날이었는데 이 순간에 합당 발표를 한 것은 당내 민주적인 측면이나 소통 측면에서 문제가 심각한 것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 역시 "합당이 과연 지금 필요한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가지는 의원들이 있다"며 "우선 합당을 하려면 지방선거에 유리해야 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은 여당이기 때문에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이 승리의 가장 중요한 요건인데, 이 대통령이 미·중·일 외교나 코스피 5000 등을 통해 중도보수까지 아우르는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과의 차이·선명성을 드러내고 있는 조국혁신당과 합당을 하게 되면 정치적 구도가 '보수 대 민주진영'으로 다시 재편되고 보수의 결집을 촉진한다"고 우려했다.

"이재명 정부는 중도보수까지 끌어안는 확장적 정부를 지향하고 있는데, 합당을 하게 되면 기존의 공식에 따라서 보수 대 진보진영의 대결이 되기 때문에 중도 표심이나 특히 2030표심에서 민주당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선캠프 선임대변인, 당 수석대변인을 지낸 친명계 핵심 박성준 의원도 KBS 라디오에 나와 "합당을 논의 테이블을 올리기 전에 사전 정지 작업이 필요한데, 갑자기 얘기가 나오다 보니까 좀 당혹스러운 면이 있다"며 "전체적인 숙성의 시간이 필요했는데 전격적으로 발표하다 보니 불협화음이 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장철민 의원도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회의원들도 다 뉴스 보고 알았고, 최고위원들도 20분 전에 알았다는 게 말이 안 되는 것 아니냐"며 "20분 전에 통보받은 최고위원들이 얼마나 이 사안에 대해서 심각하게 느낄 수밖에 없었겠느냐. 거의 멱살 잡아도 이상하지 않은 수준의 상황"이라고 성토했다. 장 의원은 이후 논의 절차를 거쳐 합당이 성사될지에 대해 "개인적으로 예측해 보자면 이미 어려운 상황으로 간 것 아닌가"라고 예측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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