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가 ‘5극3특 성장엔진’ 전략에 대응해 3대 산업을 성장엔진 후보로 제시했다. 이제 관심은 산업의 나열을 넘어, 이 성장엔진이 실제로 어디에서, 어떤 구조 속에서 작동할 수 있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산업 구상이 아무리 구체적이더라도, 실제 투자와 일자리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산업이 놓일 공간과 인프라, 이를 뒷받침할 행정 구조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전북의 성장엔진 전략이 실행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조건 역시 이 공간과 구조의 연결이다.
새만금은 출발점이다…그러나 전북 전체를 대신할 수는 없다
전북의 성장엔진 구상에서 새만금은 핵심 거점으로 설정돼 있다. 대규모 재생에너지 생산을 비롯해 RE100 산업단지, 자율주행·모빌리티 실증 인프라 등 주요 계획 대부분이 새만금을 중심으로 짜여 있다. 국가 차원의 재정 투입과 규제 특례가 집중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새만금은 전북 성장 전략의 출발점이자 정책 실험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하지만 성장엔진이 실제 산업 생태계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새만금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첨단 AI모빌리티의 제조 기반은 군산과 완주 산업단지에 분포해 있고, 푸드·헬스테크 산업 역시 익산·정읍·김제·남원 등 지역별 특화 자원을 전제로 한다. 전북의 성장엔진은 하나의 지점이 아니라, 여러 산업 거점이 분산된 구조다.
이 때문에 새만금은 성장 전략의 중심일 수는 있어도, 전북 전체를 대신할 수는 없다. 성장 구상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새만금과 내륙 산업 거점들이 어떤 방식으로 연결될 것인지가 핵심 과제로 떠오른다.
산업은 나뉘어 있고, 작동은 연결을 필요로 한다
정부의 ‘5극3특’ 전략은 성장엔진 산업을 선정한 이후 권역 단위의 연계와 협업을 전제로 한다. 기업 투자, 연구개발, 인력 양성, 물류와 정주 여건은 단일 지점에서 해결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산업은 특정 지역에 자리 잡더라도, 사람과 자본, 기술은 권역 전체를 오가며 움직인다.
전북 역시 같은 구조를 안고 있다. 새만금에서 생산되는 에너지, 군산·완주에서 이뤄지는 제조와 실증, 익산·정읍·남원의 바이오·식품 인프라는 각각 다른 공간에 놓여 있다. 이 산업들이 각자 따로 움직일 경우 성장의 속도와 파급력에는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다.
결국 질문은 하나로 모인다. 전북이 제시한 성장엔진 산업들은 어떤 공간 구조 속에서 서로 연결되고, 어떻게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작동할 것인가라는 문제다.
행정·공간 논의가 다시 언급되는 이유
이 지점에서 전북에서는 자연스럽게 행정과 공간 구조에 대한 논의가 다시 제기된다. 전주·완주를 비롯한 인접 지역들이 어떤 역할을 나눌 것인지, 새만금과 내륙 산업단지를 어떻게 오가게 할 것인지, 산업과 주거·정주 여건을 어떤 방식으로 엮을 것인지가 주요 쟁점이다.
이는 특정한 행정 통합을 전제로 한 논의라기보다는, 산업 정책이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고민에 가깝다. 계획만 세워 놓고 연결 구조를 마련하지 않으면, 성장엔진은 종이 위 구상에 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어떤 방식이 가장 적절한지, 지금의 구조로 충분한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다만 성장엔진 전략이 본격적인 실행 단계로 들어갈수록, 이 문제를 더 이상 미루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산업을 넘어 구조로…이제 시험대에 오른 전북의 성장엔진
전북의 성장엔진 구상은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정리하는 단계를 넘어섰다. 정부의 최종 선정 이후에는 투자 유치와 실행 조직 구성, 인프라 배치, 권역 간 협업 방식 등 보다 현실적인 과제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새만금이라는 국가 프로젝트와 전북 곳곳에 흩어진 산업 거점, 행정·공간 구조에 대한 논의는 다시 맞물릴 수밖에 없다. 어떤 방식의 연결이 선택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성장엔진 구상이 실제 산업과 일자리로 이어지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라는 점만은 분명하다.
산업 구상이 작동 구조로 이어지지 못할 경우, 전북의 성장엔진 전략은 또 하나의 계획에 머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북은 이제 산업 제안을 넘어, 성장엔진을 실제로 움직이게 할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고 실행할 것인지라는 다음 시험대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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