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대의명분 매달려 고통·혼란 가중시키면 개혁 아냐"

與 강경파 '검찰개혁'에 제동…"실용적·실효적으로 신중하게 판단해야"

이재명 대통령은 22일 국정 과제와 개혁 과제 추진에 속도전을 당부하면서도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는커녕, 개혁 조치가 명분과 대의에 매달려서 고통과 혼란만 가중시킨다면 그것은 개혁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성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도, 개혁을 추진하는 일도 국민을 위한 것이고 국민에 의한 것이고 국민이 하는 일"이라며 "국민의 뜻에 따라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에 더욱 힘을 모아서 박차를 가해 나가면 좋겠다"고 했다.

특히 개혁 과제 추진에 대해 "확고한 의지와 명확한 방향성을 바탕으로 어느 방안이 국민의 인권 보호와 실질적 권리 보장에 도움이 되는지를 실용적인 관점에서, 실효적 관점에서 신중하게 판단하고 꼼꼼하게 챙겨봐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 개혁 과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전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최종 목표는 국민들의 권리 구제"라고 했던 검찰 개혁에 관해 신중한 추진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대통령은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있다"며 공소청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주장하는 더불어민주당 강경파와 온도 차를 드러냈다.

다만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시간이 참으로 아깝다"면서 청와대 참모진과 정부에 분발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일 할 수 있는 시간도 제한적이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추진 동력도 떨어질뿐만 아니라 하루라도 빨리 개혁 가능한 조치들은 개혁을 해놔야 국민들이 체감하는 변화도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또 "국회 입법도 좀 더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협력을 잘 하고, 정부 부·처·청들도 열심히 하고 있겠지만 좀 더 속도를 내서 가시적 성과를 조기에 낼 수 있게 독려해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핵심 국정목표인 5대 대전환의 성패 역시 5000만 국민들이 실생활에서 어떤 변화를 얼마나 체감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했다.

"초국가 범죄, 국내외 불문 반드시 처벌"

이어 이 대통령은 캄보디아 현지에서 국내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스캠 범죄 등을 벌이다 적발된 한국 국적 피의자들의 강제 송환 방침과 관련해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민생을 파괴하는 초국가 범죄를 국내외를 불문하고 반드시 처벌된다는 점을 확실히 보여줄 수 있게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러한 초국가 범죄는 국민들의 개인적 삶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신뢰 기반을 훼손하고 나아가 외교 분쟁까지도 야기하는 아주 악질적인, 위협적인 범죄"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끝까지 추적해서 그 뿌리를 완전히 뽑아야 한다"며 "대한민국 국민들을 가해하면 국내든 국외든 패가망신한다, 특히 대한민국 국민을 상대로 범죄 행위를 하면 이익은 커녕 더 큰 손해 본다는 점을 확실하게 보여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피의자 검거와 송환에 참여해 성과를 낸 부처들을 격려하고, "앞으로도 노력해서, (초국가 범죄를) 아예 뿌리를 뽑아서 그야말로 발본색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외국 정부와의 물샐틈 없는 공조를 바탕으로 범죄 수익도 한 푼도 빠짐없이 환수해서 국민들의 피해도 회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독려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시행되는 인공지능기본법과 관련해 "제도적 지원을 통해서 산업의 잠재 역량을 최대한 키우고 예상되는 부작용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노력이 있어야 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그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합리적이고 투명한 정책 집행을 통해서 현장의 불필요한 혼란을 최소화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제도가 원래 의도와 달리 현장의 혁신 의지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며 "업계의 우려 사항을 경청하면서 상대적으로 여력이 부족한 벤처, 스타트업 등이 새로운 제도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비서진과 정부에 당부했다. 그러면서 "정책이란 책상 위가 아니라 현장에서 완성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생각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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