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구가 구의회 의장 배우자가 운영하는 업체와 수년간 수의계약을 이어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해충돌을 방치한 행정'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20일 남구 측 설명에 따르면 2020년 5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남구 관내 국공립 어린이집과 복지관 등 12곳이 문제의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고 방역 용역을 수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계약은 5년간 31차례에 걸쳐 이뤄졌고 지급된 금액은 총 2400여만원으로 전해졌다. 남구는 업체 대표가 남구의회 의장 배우자라는 사실을 확인한 뒤 관련 기관에 계약해지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핵심은 '해지"로 끝낼 일이냐는 점이다. 공공계약에서 이해충돌을 막는 취지는 단순히 문제가 생기면 끊자는 수준이 아니라 애초에 이런 계약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를 지키고 내부통제를 작동시키라는 데 있다. 그런데도 남구는 "법 위반 여부를 검토해 계약을 해지했다"면서도 감사 요청이나 추가 조사, 책임자 확인 등의 해결책은 뚜렷하게 내놓지 않았다.
남구 관계자는 "해당 조항 위반에 대해 벌금·벌칙 규정이 없어 고발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벌칙이 없으니 고발도 없다'는 말은 결과적으로 행정의 책임을 회피하는 논리로 들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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