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서 모집된 '대포통장' 전국으로 유통, 계좌 장사가 만든 범죄

불법 도박·보이스피싱에 쓰인 통장 76개…경찰, 총책 구속·수익 추적 착수

불법도박과 보이스피싱에 사용된 이른바 '대포통장'이 울산에서 조직적으로 모집돼 전국으로 유통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19일 울산 남부경찰서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지역 총책 2명을 구속하고 이들과 연루된 계좌 명의자 등 66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총책들은 지난해 6월부터 약 4개월간 범죄조직에 대포통장 76개를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울산 남부 경찰서 전경.ⓒ프레시안

조사 결과 이들은 자금세탁조직을 거쳐 불법 온라인 도박과 보이스피싱 등에 활용될 통장을 확보하기 위해 다단계 구조를 만든 것으로 파악됐다. 모집책 2명과 알선책 22명, 단순 대여자 40명 등 총 64명이 계좌를 빌려주는 대가로 건당 100만~150만원, 월 사용료 명목으로 150만원씩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총책 2명이 챙긴 수익만 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들은 급전이 필요한 자영업자나 주부 등을 상대로 "계좌만 빌려주면 매달 고정수입을 얻을 수 있다"며 접근했고 지인을 소개하면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조직을 확장했다. 이렇게 모은 대포통장은 울산의 버스터미널을 거점으로 타 지역 터미널로 보내졌고 도착지에서는 퀵서비스나 이른바 '던지기 수법'을 통해 범죄조직에 전달돼 수사망을 피했다.

경찰은 현재 압수한 휴대전화 메신저 기록을 분석해 추가 계좌 대여자와 윗선 조직을 추적 중이며 범죄수익에 대해서는 기소 전 추징보전을 신청할 계획이다. 단속을 피해 전국 단위로 이동하며 작동한 '계좌 장사' 구조가 확인되면서 대포통장 유통이 이미 하나의 범죄 산업으로 고착화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여욱

부산울산취재본부 윤여욱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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