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본인에 대한 당 윤리심판원의 제명 결정을 두고 "즉시 재심을 청구하겠다"며 반발한 가운데, 여당 내에선 "'굳이 재심까지 하시겠느냐'는 기류들이 있다", "정당은 선거를 앞두고 국민 눈높이에 맞출 수밖에 없다"는 등 비판조 반응이 분출됐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3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날 윤리심판원 제명 결정에 대한 재심 청구를 시사한 김 전 원내대표를 두고 "이 문제에서는 대체로 (김 전 원내대표가) 원내대표까지 지내신 그런 당의 책임자이셨기 때문에 '굳이 재심까지 하시겠냐'고 하는 그런 기류들이 읽힐 수 있었다"고 당 분위기를 전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어젯밤까지 상황은 (김 전 원내대표가) '재심을 신청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또 오늘 아침에 지금 오면서 생각은 '재심을 신청한다 하더라도 이것이 그렇게 길게 가겠냐', '다음 주 정도면 의원총회 절차까지 가지 않겠냐' 이런 정도 예상을 하고는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김 전 원내대표님의 페이스북을 보니 아주 단호한 입장을 밝히셔서, 그렇다면 재심 청구는 오늘 중으로 되지 않겠나, 이렇게 개인적으로 예상만 해봤다"며 "그렇다면 다음 주 중에는 여러 가지 절차가 정리되지 않겠나, 이런 생각을 저는 하고 왔는데 당규에 (최장 60일) 그렇게 돼 있다면 이것은 또 다른 상황"이라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김 전 원내대표 처분 결정이 길어질 시 '정청래 대표가 비상징계를 내릴 수 있느냐' 묻는 질문에도 "시간이 길어질 것이라는 것은 상상을 안 해본 사안"이라며 "길어진다면 어떻게 해야 될까라고 하는 것은 고도의 정무적 판단의 영역이기 때문에 최고위원들과 당 대표가 협의를 할 것", "모든 가능성은 다 열려 있다"고 했다.
김 전 원내대표가 재심을 청구 시, 재심 기간을 '60일 이내'로 정하는 당규에 따라 김 전 원내대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이 최장 60일까지 소요될 수 있다. 박 수석대변인 이날 발언은 이 같은 '장기전'을 당내에선 상정하지도 달가워 하지도 않고 있다는 취지로 읽혀 눈길을 끌었다. 사실상 재심 판단에 대해 당 지도부가 기다려 줄 수 있는 시한을 일주일가량으로 시사한 셈이다.
박 수석대변인은 그러면서 "당내 분위기라고 하는 것이 국민들께서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하는 국민적 눈높이와 반응 아니겠나. 그런 것을 바탕으로 정치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여러 의원님들이 그런 걱정스러운 의견을 말씀하시는 것은 그만큼 국민들께서 이 사안을 바라보시는 국민의 눈높이가 굉장히 엄중하다고 하는 것을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청래 대표도 사실은 당내 여러 의원들로부터 공개되지 않은 그런 압박과 요구를 많이 받은 것이 사실"이라며 "분명한 것은 엄중한 국민의 눈높이와 시대정신, 가치관 이런 것들이 결과적으로 판단의 기준이 돼야 된다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서면브리핑에서도 김 전 원내대표 재심 청구에 대해 "당은 정해진 규정에 따라 재심 절차가 진행되는 것 또한 존중한다"면서도 "다만 이번 사안의 중대성과 국민적 관심을 고려할 때, 재심 절차는 신속하고 엄정하게 진행되어 조속히 결론이 도출될 것", "모든 판단의 기준은 국민의 눈높이"라고 강조했다.
김지호 대변인도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원내대표의 재심 청구와 관련 "저희도 같은 동료였던 분이기 때문에 이 상황이 편치만은 않다"면서도 "다만 정당이라는 게 선거를 앞두고 국민 눈높이에 맞출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분위기가 이런 방향으로 흘러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김 전 원내대표가) 당의 판단을 거부했다기보다는 본인이 처한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보면 여론 몰이식으로 가다 보니까, 여러 가지 의혹 제기 중에서는 본인이 굉장히 억울하게 생각하는 부분도 있는 것"이라면서도 "다만 지도부의 입장은 이미 수석 대변인을 통해 나왔다"며 "윤리심판원에서 결정이 났기 때문에 진행되는 과정이 정당 속성상 사항을 오래 가지고 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김 전 원내대표가 탈당·제명 거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송구하고 굉장히 곤혹스러운 입장"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정부 여당이고 그래서 국민 눈높이에 맞추려고 굉장히 노력하고 있는 모습들"이라고 당의 주된 분위기를 전했다.
박용진 전 의원도 같은 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리심판원의 김 전 원내대표 제명 결정을 두고 "숙고 끝에 불가피한 선택을 했다"고 평하며, 김 전 원내대표가 '한 달만 기다려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 "그 한 달이면 당은 정말 너덜너덜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서도 "김 전 원내대표가 탈당을 하지 않고 버티는 그 시간, 그리고 당 지도부가 최종 결심을 하지 못하고 기다리고 있는 시간 동안 민주당의 지지율은 계속 빠지고 있다"며 "지금 이 문제를 신속하게 정리하지 못하면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대 위기요소 중에 하나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박 전 의원은 김 전 원내대표의 재심 청구에 대해선 "이게 만일에 자칫 장기화되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당이 최대 위기가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라며 "끌면 끌수록 당 지도부에게도 부담되지 않겠나 하는 게 제 조언"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지도부를 겨냥해선 "탈당하시라, 애당심의 발로다 이렇게 얘기하는 걸 거꾸로 하면 결심하시라 그것도 당을 사랑하는 방법"이라며 "정청래 당대표와 지도부 스스로도 그거를 각오하셔야 된다"고 '비상징계' 결정을 촉구하기도 했다.
앞서 김 전 원내대표는 전날 심야까지 이어진 윤리심판원의 회의 끝에 본인에 대한 최고수위 징계 '제명' 결정이 내려지자 "한 달만 기다려달라는 요청이 그렇게 어려웠나. 이토록 잔인한 이유가 뭔가"라고 반발하며 "즉시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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