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대표하는 대형 유통시설로 자리해온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오랜 기간 '아시아 최대 백화점'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부산 소비·관광의 핵심 거점으로 기능해 왔다. 그러나 면세점 철수 이후 1년이 지난 현재 센텀시티점이 보여주는 모습은 초기와 달리 사업구조의 취약성이 그대로 드러난 상태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신세계 센텀시티점 내에 입점해 있던 신세계면세점 부산은 2025년 1월 영업을 종료하며 철수했다. 신세계 측은 면세업계 전반의 실적 부진과 외국인 관광객 감소를 주요 배경으로 설명해왔다. 실제로 철수 이전부터 영업 면적 축소와 운영 조정이 이어졌고 면세점 사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이미 공개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번 철수는 돌발적인 결정이라기보다 외부 관광 수요에 크게 의존해 온 사업 모델의 한계가 현실화된 결과로 보인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문제는 철수 이후다. 면세점은 단순한 판매 공간을 넘어 외국인 관광객 유입을 전제로 한 집객 기능과 상징성을 함께 담당해왔다. 면세점이 빠져나가면서 센텀시티를 찾는 관광 수요는 약화됐고 그 빈자리를 메운 것은 새로운 외부 소비가 아니라 지역시민의 일상 소비였다. 대형 유통시설의 유지와 매출 구조가 점차 내수에 더 의존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담 전가 가능성은 충분히 검토할 사안이다.
관광객 소비를 전제로 확장된 시설에서 외부 수요가 줄어들 경우 매출 유지를 위한 전략은 자연스럽게 지역 소비자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다. 할인·행사 중심의 소비 유도, 체류형 소비 강화, 생활 소비 흡수는 모두 시민 지출에 기반한 방식이다. 면세점 철수 이후 신세계 센텀시티점이 외부 관광 수요를 대체할 새로운 집객 모델을 명확히 제시하지 못한 상황에서 그 공백이 시민 소비로 채워지고 있는 구조는 비판적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부산의 소비 흐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사업자다. 그만큼 사업구조 변화의 파급력 역시 크다. 면세점 철수는 기업의 경영 판단일 수 있지만 철수 이후 관광객 감소가 내수 의존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면 이는 단순한 시장 조정으로만 볼 문제는 아니다. 외부 수요에 기반해 성장해온 전략의 비용이 누구에게 귀속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남는다.
2026년을 새해를 맞은 지금 면세점 철수는 1년이나 지났지만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관광 수요 회복이나 이를 대체할 외부 집객 전략을 뚜렷하게 제시하지 않고 있다. 외형은 유지됐지만 그 안을 지탱하는 구조는 달라졌다. 관광객이 떠난 자리를 시민 소비로 메우는 방식이 지속 가능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면세점 철수는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신세계 센텀시티점이 선택해온 성장 전략의 한계를 묻는 현재진행형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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