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지만, 3할의 기술 없이는 7할의 운도 오지 않습니다. AI 시대, 그 3할의 핵심 기술은 바로 '정책'입니다."
2000년 '노사모'의 제안자이자 30년간 선거 현장을 지켜온 이정기 씨가 AI 시대를 관통하는 새로운 선거 필승 전략을 담은 책 '2026 지방선거 당선 알고리즘: 정책으로 승부하라'를 펴냈다.
그는 "이슈만 쫓던 시대는 가고 AI를 24시간 비서로 활용해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시민 참여까지 이끌어내는 후보만이 살아남는다"고 단언했다.
1998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정치 일선에 있었던 이정기 저자는 "과거에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말은 해도, 유권자들은 결국 이슈를 따라갔다"며 "하지만 인터넷이 '노사모'를 만들었듯 이제 AI가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이슈를 주도할 수 있는 시대를 열었다"고 진단했다.
책은 '김빛찬'이라는 가상 후보를 통해, AI를 활용해 3대 비전과 7대 공약을 발굴하고 이를 시민참여형으로 확산시키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그는 "온라인 서명운동을 통해 모인 시민들이 직접 정책을 만들고 당선 후에는 집행까지 참여하는 '오픈 프로젝트' 방식으로 가야 한다"며 "후보가 일방적으로 떠드는 유세가 아닌 시민의 목소리를 듣는 '경청 유세'를 유튜브로 생중계하는 것만으로도 고관심층의 참여를 폭발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책은 단순한 선거 기술을 넘어 출마자의 '정치 철학' 정립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다룬다. 그가 출마를 상담하러 오는 이들에게 던지는 첫 질문은 단호하다.
그는 "왜 본인이 당선돼야 하는지, 딱 한 문장으로 답해보라"고 묻는다. 그러면서 "이 질문에 명쾌하게 답하지 못한다면 아직 준비가 안 된 것이니, 과감하게 출마하지 말라고 조언한다"며 "어설픈 준비로 출마했다 낙선하면 '저 사람은 선거에만 기웃거린다'는 선입견이 생겨 본인 인생이 망가진다. 패가망신하는 지름길"이라고 경고했다.
이 저자이 제시하는 선출직의 마음가짐은 '51 대 49'의 원칙이다. 그는 "100% 공익을 위하는 성인군자는 되기 어렵다. 하지만 적어도 공익을 향한 마음이 사익보다 단 2%라도 무거워야 공인으로 나설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책의 백미는 저자가 더불어민주당 당직자 시절 직접 만들고 활용했던 기초·광역의원 공천 면접 질문 30문항씩을 수록한 부분이다. '시간당 100㎜ 폭우 시 어디로 갈 것인가?', '불법 주정차 과태료 100만 원짜리 조례를 만들 수 있는가?' 등 실질적인 질문들이 담겨있다.
그는 "이 질문들에 답하는 과정 자체가 자신의 정치 철학을 세우는 훈련"이라며 "AI를 시켜서라도 답변을 만들고 녹음해서 이동할 때마다 들으며 완전히 체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정기 저자는 "이제 선거 참모나 선수로 뛸 일이 없기에 30년간 쌓아온 3할의 '잡기술'을 후배들을 위해 모두 담았다"며 "이 책이 정당을 떠나, 제대로 준비된 좋은 후보들이 유권자의 선택을 받는 데 작은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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