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대입, 추첨으로 하는 나라도 있다"

교육부 업무보고…학계 논쟁 끝난 위서 '환단고기' 언급도

이재명 대통령이 수학능력시험 등 대학 입시제도를 언급하며 "다른 나라에서는 추첨을 하는 나라도 있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12일 교육부 및 산하기관 업무보고 자리에서 "수능이 지금은 기본적으로 등급제 아니냐"며 "점수로 너무 세부적으로 줄 세우지 않고 블록(구간)으로 묶는 것인데, 다른 나라는 일정한 자격을 갖춘 사람 중에서 입학생 선발을 추첨으로 뽑기 하는 나라도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등급제는 점수제와 추첨제의 중간쯤 되는 것"이라며 "블록으로 묶은 내에선 추첨에 가깝지 않나. 블록 단위로는 경쟁하는 것이고 순위가 있지만"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다만 "내가 여기까지만 얘기하겠다.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에"라며 구체적 방향성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는 "입시제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만 했다.

이 대통령은 20대 대선을 앞둔 지난 2021년 12월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와의 화상 대담에서 "교수께서 쓰신 책 내용 중에 '차라리 (대입) 추첨제가 더 공정하지 않을까'라는 지적을 해주셨는데, 저도 공감하는 바가 많다"고 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나아가 "입시제도를 아무리 정교하게 바꾼들 근본적 문제인 과잉 경쟁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입시 방법을 아무리 바꿔도 그게 대책이 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 원론적 지적을 했다.

이 대통령은 한편 교육부 산하기관인 동북아역사재단 업무보고를 받으면서는 "역사교육과 관련해서 '환빠 논쟁'이 있지 않느냐"며 "환단고기 연구하는 사람들을 비하해서 '환빠'라고 부르지 않나. 고대사 논란을 놓고 다툼이 있지 않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환단고기는 고조선이 상고시대 동북아의 패권 국가였다는 주장을 담은 책으로, 역사학계에서는 이미 위서로 판단하는 의견이 다수이며 학술적 논쟁은 이미 끝난 상태다. 그런데 이 대통령이 정부 공식 업무보고 자리에서 이를 언급한 것이다.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은 "대통령이 말씀하신 분들은 소위 재야 사학자들이라고 하는 분들 얘기 같은데, 그 분들보다는 전문 연구자들의 이론이 더 설득력이 있기 때문에 저희로서는 전문 연구자들의 의견을 들을 수밖에 없다"고 우회적으로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증거가 없는 것은 역사가 아니라는 건가"라고 되묻거나, 박 이사장이 이에 "역사는 사료를 중심으로 하고 기본적으로 문헌사료를 중심으로 한다"고 재답변한 데 대해 다시금 "환단고기는 문헌이 아니냐"고 되묻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교육부·국가교육위원회·법제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재명 대통령, 김민석 국무총리,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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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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