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 시작 이후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의 주요 배경은 경제문제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각) 여론조사 기관 갤럽이 지난 3일에서 25일까지 미국 성인 1321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6%,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0%로 집계됐다. 갤럽은 이에 대해 "두 번째 임기 중 최저치"라고 설명했다.
갤럽은 "그의 두 번째 임기 중 지지율이 가장 낮았던 시기는 7월의 37%로 통계적으로 이번 조사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관에서 조사한 트럼프 대통령 직무 수행 지지율 역대 최저치는 지난 2021년 1월 6일 국회의사당 테러 이후 첫 임기를 마칠 때의 34%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정책에 대한 지지율을 보면 이민 분야 37%, 경제 36%,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등 중동 문제 33%, 연방 정부 예산 문제 31%, 우크라이나 문제 31%, 이른바 '오바마케어'라고 불리는 건강보험 문제 30%로 집계됐다.
갤럽은 "(취임 초기인) 2월에 비해 이번 조사에서는 이민 9% 포인트, 중동 문제 7% 포인트, 경제 6% 포인트가 하락했고 3월 이후로 보면 연방 예산 문제는 12% 포인트, 우크라이나 문제는 10% 포인트가 내려갔다"라고 설명했다.
갤럽은 "그의 전반적인 직무 지지율은 두 번째 임기 중 최저치로 떨어졌고, 첫 임기 때의 최저치에 근접하고 있다"며 "이전에는 경제, 이민, 연방 예산 등 국내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강점을 보였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라고 평가했다.
유사한 시기 다른 기관에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 역시 30%대 지지율이 나왔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지난달 21~24일 성인 1677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6일 공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38%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7%로 나타났다.
세부 정책에 대한 지지율을 보면 건강보험 문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현 정책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1%에 그쳤다. 오바마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에 대해 응답자의 41%는 확대해야 한다고 답해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는데 19%는 현행 유지를, 27%는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 각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25%는 인플레이션과 가격 문제를 꼽았고 일자리와 경제 문제가 16%, 건강보험 문제가 11%로 나타났다. 나머지 이민(6%), 기후변화와 환경(6%) 등은 한 자리수를 기록했다.
미국의 현 경제 상황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71%가 부정적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 등록유권자이거나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자의 경우 50%가 넘는 응답자들이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는데 공화당 등록유권자와 지지자들은 각각 17%, 15%만이 부정적이라고 답해 차이를 보였다.
전반적으로 미국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악화된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전체 응답자의 58%가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고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이 21%로 나타났다.
이 응답 역시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 사이에 차이가 좀 있었는데 민주당 등록유권자의 78%, 민주당 지지자의 79%가 경제가 나빠질 것이라고 답한 반면 공화당 등록유권자의 경우 19%, 공화당 지지자의 경우 18%만이 경제가 나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화당 지지자들도 미국의 경제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지난달 11~14일까지 미 전국의 등록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9일 발표된 폭스뉴스의 여론조사 결과 등록 유권자의 약 76%가 현 경제 상황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은 "7월 조사에서 미국 경제 상황이 부정적이라는 응답이 67%로 집계됐는데 이보다 심각한 수준"이며 "바이든 전 대통령의 경우 임기 말 경제가 부정적이라는 응답이 70%였는데 이보다 낮은 수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방송은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유권자들은 공공 서비스(78%), 의료(67%), 주택(66%), 휘발유(54%) 비용이 상승했다고 답했다"며 "공화당 지지자 다수는 민주당원 및 무소속 유권자 대다수와 마찬가지로 휘발유를 제외한 모든 품목의 비용이 상승했다는 데 동의했다"고 전해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지지층에서도 경제적인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적 문제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전국민건강보험제도'(ACA) 보조금 연장에 찬성하고 있는 여론이 다수라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부담스러운 부분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방송은 "민주당 의원들은 연방 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의 목적이 오바마케어의 보조금 연장이라고 밝혔는데, 응답자의 54%가 이에 대해 호의적인 의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방송은 '오바마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문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이 34%의 지지를 받았다고 밝혔는데, 이는 분야별 지지율 중 가장 낮은 수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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