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청산 위기에 선 가운데, 노동자들이 정부 차원의 해결 방안 마련을 요구하며 물과 소금도 끊는 아사 단식에 돌입했다. 이미 24일 간 단식을 해온 상황에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1일 성명에서 "홈플러스 노동자들이 오늘부터 물과 소금까지 끊는 아사 단식에 돌입한다"며 "이는 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생존권이 벼랑 끝에 몰렸음을 온몸으로 증명하는 선언"이라고 강조했다. 단식자는 민주노총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 지부의 안수용 지부장, 손상희 수석부지부장, 최철한 사무국장이다.
사모펀드 MBK가 최대주주인 홈플러스는 지난 3월 서울회생법원에 법인회생 개시를 신청했으나, 법원이 지정한 조사위원은 삼일회계법인은 '홈플러스의 청산가치(3조 7000억 원)가 계속기업가치(2조 5000억 원)보다 높다'고 판단하고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권고했다.
이후 홈플러스는 새 인수사를 찾기 위해 공개 매각을 위한 경쟁 입찰을 진행했으나 마감일인 지난달 27일까지도 새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앞서 홈플러스지부 간부 3명은 정부 차원의 사태 해결 방안 마련을 촉구하며 지난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단식에 돌입했었다.
민주노총은 먼저 "MBK는 지난 수년간 자산을 매각하고 배당을 챙기며 홈플러스를 잠식해 왔다. 기업을 최대한 쥐어짜 이윤을 실현한 뒤 책임을 회피하는 전형적 약탈 경영"이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와 협력업체, 지역사회에 돌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도 지난 3월 2016~2024년 MBK가 28개 점포 및 물류창고를 매각해 약 4조 1149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다고 지적했었다. MBK는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며 자기자금 3조 2000억 원을 들이고 부족한 4조 원은 빌려서 메꿨었다.
민주노총은 이어 "최대 10만 명의 고용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정부가 침묵하는 현실은 더 큰 비극을 예고하고 있다"며 "정부는 즉시 책임 있게 사태 해결에 나서라. 홈플러스 회생 과정에 대한 전면적인 공적 개입이 필요하다. 대규모 폐점과 정리해고를 막기 위한 고용유지 대책과 책임 있는 보완 조치를 즉각 발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자산유출과 경영부실 의혹을 둘러싼 국가 차원의 진상조사가 시작돼야 한다"며 "현장의 절박함을 외면하지 말고 홈플러스 노동자와의 공식 면담과 직접 교섭을 즉각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노동자가 목숨을 걸어야만 국가가 움직이는 현실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며 "쩡부는 지금 당장 답하라. 노동자의 생명과 삶을 지키는 데 한 순간도 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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