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묘역 찾은 김민석 총리, '동갑내기' 문재학 열사 묘역서 울컥

희생자 사연 하나하나에 귀 기울이며 "국민주권 꽃피우겠다"

▲26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은 김민석 국무총리가 참배 후 묘역에서 희생자들의 사연을 듣고 있다.2025.11.26ⓒ프레시안(김보현)

"여러 번 와봤지만, 이렇게 유족분들께 직접 설명을 들은 것은 처음입니다. 사연을 들으면서 울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26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희생자들의 사연 하나하나에 귀를 기울이며 "광주의 빛을 이어 국민의 삶과 주권을 꽃피우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자신과 동갑내기인 고 문재학 열사의 묘비 앞에서 깊은 탄식을 내뱉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26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했다.2025.11.26ⓒ프레시안(김보현)

김 총리는 이날 오후 2시께 강기정 광주시장 등과 함께 5·18민주묘지를 찾아, 민주의 문에 마련된 방명록에 '광주의 빛을 이어 국민의 삶과 주권을 꽃피우겠습니다'라고 적으며 참배를 시작했다.

그는 윤상원·박기순 열사, 이애신·문병권 열사 등 희생자들의 묘역을 차례로 둘러보며 유족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주남마을 미니버스 학살 사건의 참상, 윤상원 열사의 영혼결혼식과 '임을 위한 행진곡'의 유래 등을 들으며 나지막이 탄식했다.

특히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 '동호'의 모델이 된 문재학 열사는 1980년 5월 27일 만 15세의 나이로 전남도청을 사수하다 숨졌다. 김 총리는 문 열사의 묘소 앞에서는 발걸음을 한참 떼지 못했다.

▲26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은 김민석 총리가 참배후 유족과 대화하고 있다.2025.11.26ⓒ프레시안(김보현)ⓒ

참배를 마친 뒤 유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총리는 "문재학 열사가 저와 동갑인데 제 생일보다 며칠 앞서 태어났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소회를 밝혔다. 1964년 5월 29일생인 김 총리는 같은 해 6월 10일생인 문 열사와의 인연에 말을 잇지 못했다.

김 총리의 진심 어린 모습에 유족들도 기대를 나타냈다. 한 희생자 유족은 "총리께서 직접 설명을 들으시면서 다른 때보다 더 많은 느낌을 받으신 것 같다"며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해 더 열심히 해주시겠다고 하셨다. 연말에 관련 현안으로 모이기로 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김 총리의 이날 광주 방문은 5·18의 아픔을 보듬는 것을 넘어, 지역의 현재와 미래를 살피는 민생 행보로 이어졌다. 그는 묘지 참배 후 기아오토랜드 광주공장을 시찰하고, 서구 동천동 골목상권과 광산구 1913송정역시장을 잇달아 방문해 지역 경제 현안을 청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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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광주전남취재본부 김보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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