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유사시 자위대가 개입할 수 있다고 시사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의 발언에 대해 중국이 강경하게 대응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동맹국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이 중국보다 미국을 더 이용했다며 중국을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1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방송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트럼프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에 대해 중국의 당국자가 참수를 언급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는 질문에 "우리의 많은 동맹국들도 우리의 친구가 아니다. 우리 동맹국들은 중국보다 무역에서 우리를 더 많이 이용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아시다시피 우리는 동맹국 때문에 그들의 군대를 조직하고 그들의 모든 것을 만들었다"며 미국이 동맹국을 위해 많은 희생을 했으나 실제로 미국에 이롭지는 않았다는 동맹에 대한 기존 관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앞서 7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다카이치 총리는 대만의 비상사태가 '존립위기상태'에 해당한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존립위기상태'는 지난 2015년 아베 신조 총리 재임 당시 일본 의회가 제정한 안보 관련법에 명시된 개념으로, 일본이 공격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도 일본과 밀접한 다른 국가가 공격을 받아 일본의 영토가 국민 생명에 위협이 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이런 경우 일본은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여 자위대를 출동시킬 수 있다.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은 대만 유사시에 자위대를 출동시킬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다음날인 8일 쉐젠 주오사카 중국 총영사는 다키이치 총리의 발언을 보도한 <아사히신문> 기사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X'에 게재하며 "멋대로 들어오는 그 더러운 목은 한 순간의 망설임 없이 베어버릴 수밖에 없다. 각오가 되어 있나"라는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같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비난하는 대신 동맹국들이 중국보다 더 문제라고 발언하며 사실상 중국의 손을 들어주는 듯한 뉘앙스를 보였다.
지난 10월 28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가진 트럼프와 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썼던 골프채를 선물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겠다고 했던 다카이치 총리 입장에서는 뒤통수를 맞은 것이나 다름 없는 상황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60만 명의 중국 유학생이 미국 대학에 재학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우리는 거대한 대학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데, 만약 우리가 그것(유학생)을 절반으로 줄인다면 미국 대학의 절반이 문을 닫을 것이다. 이건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내보였다.
사회자가 "그들은 프랑스인이 아니라 중국인이다. 그들은 우리를 감시하고 우리의 지적 재산을 훔친다"라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인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정말?"이라며 "프랑스와 많은 문제가 있었는데, 우리 기술에 매우 불공평하게 세금이 부과됐다"며 동맹국에 문제가 있다고 재차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학생들에게서 수조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아시다시피 대부분의 외국에서 온 학생들은 두 배 이상의 학비를 내야 한다"며 "저는 이것을 사업으로 보고 있다. 우리에게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있고, 가능하다면 다른 나라들과 잘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유학생들을 줄이고 싶지 않다는 트럼프의 생각이 마가(MAGA, 트럼프의 선거 구호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줄임말) 세력의 입장이냐는 질문에 그는 "마가는 제 아이디어였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 저는 마가가 무엇을 원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마가는 우리가 번영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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