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열사회 최상위 윤석열 결말은? 성장중독증 한국, 자유를 찾자!

[리얼 톡-심층인터뷰] 김익한 교수 <철학, 자유에 이르는 길>

"제 아이가 어릴 때 저희 가족이 서울 강남에서 경기도 여주로 이사를 간다는 이야기를 들은 주변 학부모들이 이런 반응을 보였어요. '여주? 여주가 아니라 호주겠지.'

한국 사회에서는 어른이 되어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책에서는 다섯 가지 정도를 원인으로 지적했는데, 딱 하나만 강조하고 싶습니다. 제발 서열사회를 깹시다. 이 서열사회의 최상위에 올라가면 윤석열처럼 됩니다. 가장 나쁜 귀결은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자기 파멸에 이르게 됩니다. 조금만 숙고해 보면 알 수 있는데, 서열사회가 고착화되어 있으니까 자신을, 또 자녀를 서열사회의 상위로 올리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어요. 이 모순을 깨닫는 것이 자유에 이르는 첫 걸음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김익한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14일 <프레시안>과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어른의 자유'가 어려운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김 교수는 신간 <철학, 자유에 이르는 길>을 통해 "자유는 우리가 세상에 태어난 이유이며, 행복한 삶을 향한 가장 본질적인 길"이라면서 끝없는 경쟁과 자기계발, 관계의 피로 속에 갇혀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삶을 성찰할 것을 제안한다.

김 교수는 대한민국 1호 기록학자이자 40만 명 구독자를 가진 인기 유튜버(김교수의 세가지), 또 온라인 교육 플랫폼 '아이캔 대학'을 운영하는 문화제작소가능성들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그는 "정년을 3년 앞당겨" 교수직에서 물러난 뒤 '아이캔 대학'을 통해 대중교육을 선택하게 된 것도 "자유 의지의 발현"이라고 말했다.

▲김익한 교수. ⓒ프레시안

'성장중독증'에 걸린 한국 사회...자유는 훈련이자 기술이다

"열심히 살아서 서열 상위에 올라가라고 하고, 그걸 자기계발이라고 하는데, 저는 이건 지옥문이 열리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지금 같은 초현대사회에서는 아무도 감시하지 않는데 죽어라고 열심히 삽니다. 우리 스스로가 성장중독증에 걸린 거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자격증도 엄청 따고, 이게 얼마나 사람을 피폐하게 만드나요? 끊임없이 성장해서 서열 상위로 올라가려고 하지만 10명 중 1명 밖에 못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그러니까 자기 비하, 자존감 상실, 우울, 이런 것들이 일반화된 시대가 된 거죠."

이처럼 '성장중독증'에 걸린 시대이기 때문에 어떤 것이 진짜 나의 의지와 욕망인가에 대한 성찰을 통해 진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 너무 중요한 일이 됐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자유'에 대해 "주어진 현실이 아니라 끊임없이 훈련해야 하는 기술"이라면서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경신해야할 지향점"이라고 규정했다.

"진정으로 자유로워지려면, 먼저 자신이 어떤 시선과 억압에 반응하는지 자각해야 합니다. 삶을 반성적으로 바라보는 메타인지적 사고, 그리고 기록을 통해 자신을 객관화하고 그 반성을 실천하는 기술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내 삶의 저자가 되는 행위, 기록

김 교수는 "훈련"이자 "기술"인 "자유"에 도달하기 위한 "도구"로 '기록'을 강조하면서 기록을 "내 삶의 저자가 되는 행위"라고 의미지었다. 탐색과 변화를 거친 자유를 인생의 근본 원리로 만들려면, 과거의 경험을 스스로 기록하여 흩어진 파편들을 의미 있는 서사로 엮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내 삶의 주체적 서사를 창조하고, 자동화된 사고의 습관을 따르는 대신 어떤 상황에서도 가능성을 발견하는 사고의 프레임을 전환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기록은 자유를 추상적 담론이 아닌, 매일의 삶의 태도로 체화하는 가장 강력하고 실천적인 도구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각 장마다 있는 '실천적 성찰' 부분이다. '자유 메타인지 매트릭스', '허세 반성 리스트 작성하기', '나의 삶을 위한 역량 지도 그리기', '나의 경제적 자유 진단하기' 등을 기록하다보면 '나'에 대해 자연스럽게 되돌아보게 된다. '실천적 성찰'을 작성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을 물으니 김 교수는 의외를 답변을 내놓았다.

"매우 중요한 질문인데, 답변은 간단합니다. 정말 솔직하게 적어야 합니다."

완전한 자유는 따뜻한 연대 속에 있다

김 교수는 내면의 힘으로 단단히 다져진 자유는 타인과의 연결과 공동체적 기여를 지향할 때 비로소 확장된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이타적 개인주의"는 "공동체 감각"을 통해 발현된다고 강조했다.

"원시 시대 사냥을 떠올려보세요. 5명이 멧돼지를 잡는다고 치면, 그때는 무슨 전략기획을 짜가지고 이걸 공유해서 잡는 게 아니잖아요. 다 같이 뛰면서 멧돼지를 잡는데 '저 친구는 뒷다리를 잡을 거 같아. 그럼 나는 목 쪽을 공격해야지.' 이렇게 상대의 움직임을 갑지해서 협력해서 잡았던 거죠. 자유로운 개인이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의 존재가 공동체의 일부임을 깨닫게 됩니다.

현대사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사에서 내가 이 일을 하고, 저 사람은 다른 일을 하고, 또 저 사람은 그걸 조정하고, 이런 일들이 모여 냉장고가 만들어졌는데, 이 냉장고가 사람들의 삶을 유용하게 만들어요. 이걸 깨닫게 되면 내가 앉아서 반복적으로 하는 일이 이타적 실천의 한 부분임을 알게 됩니다. 이게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이 행위를 하는 것이 결국은 인간의 본질에 가까워지는 걸 보장합니다. 제 얘기가 아니고 한나 아렌트의 이야기입니다. "

김 교수는 "흔히 자유를 구속이나 제약이 없는 상태, 혹은 타인에게서 완전히 독립된 고립의 영역으로 오해지만 진정한 자유는 결코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며 "자유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공동체 안에서 비로소 피어나며 확장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자유의 행위기 연대로 확장이 되고, 연대로 확장된 구체적 실천들, 일상의 작은 행위들의 이타성을 자각하고, 그렇게 살다보면 인생에서 자유를 조금씩 더 찾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와 관련된 교육을 받고 대화를 자꾸 하게 되면 우리 사회가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고 봅니다."

김익한 교수 인터뷰는 '프레시안tv'를 통해 영상으로도 볼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AVaMY18yH0&t=8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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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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