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노린 납치·감금 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울산에서 캄보디아에 거점을 둔 '로맨스 스캠 조직'의 자금 세탁을 도운 이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울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범죄단체 가입·활동 및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등의 혐의로 20대 A 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4일 밝혔다.
A 씨 등은 범죄 수익금을 암호화폐로 건네받고 법인 계좌를 통해 현금으로 바꾸는 수법으로 자금을 거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세탁한 자금은 앞서 경찰이 추적해 온 캄보디아 로맨스 스캠 조직이 챙긴 범죄 수익의 일부로 추정된다.
이들 범죄조직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딥페이크 기술로 만든 가상의 미녀 프로필을 내걸고 SNS를 통해 남성 100여 명에게 접근한 뒤 총 120여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조직은 캄보디아에 있는 건물을 통째로 사들여 대포폰과 컴퓨터 등이 완비된 사무실을 차리고 2024년 3월부터 로맨스 스캠 사기행위를 벌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기존의 단순 생활비나 택배비, 만남을 위한 항공료 등을 요청하던 로맨스 스캠에서 발전해 주식투자나 가상화폐 투자를 접목한 고도화된 사기 수법을 사용했다.
울산경찰청은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조직원 54명(구속 34명)을 검거했다. 해외로 도피한 28명에 대해서는 인터폴에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 경찰은 검거된 이들 대부분이 2~30대로 고수익을 미끼로 내건 구인광고를 보고 범죄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인터폴 공조 수사를 통해 지난 1월 캄보디아 현지에서 체포한 한국인 총책 부부는 캄보디아 당국에 구금됐지만 뇌물을 주고 풀려났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이번에 추가로 붙잡은 2명은 인터폴 적색 수배 명단에 오른 자금 세탁 조직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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