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사태 열흘만에…울산에선 한국정부가 외국인노동자 무더기 체포?

권영국 "미국의 반인권적 단속과 구금에 격분했던 우리는 어디 있는가?"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전기차배터리공장에서 미 이민당국의 단속으로 한국인 300여 명이 대거 구금되는 사태가 발생한 지 불과 10여일 만에, 한국 울산에서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비슷한 풍경이 연출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권영국 정의당 대표(전 정의당 대선후보)는 24일 소셜미디어에 쓴 글에서 조지아주 사태를 언급하며 "우리 국민들은 미국의 이중적인 태도와 한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반인권적인 취급에 모두 충격을 받았고 격분했다"고 지적하면서 "그런데 지난 16일 오전 울산의 한 자동차 부품 회사에서 일하던 최소 50여 명의 이주노동자들이 체포되고 수갑으로 결박당한 채 보호소로 이송된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권 대표는 "조지아주 사건을 연상시킨다. 공장으로 진입한 것도 같고 손에 수갑을 채운 것도 유사하다"며 "우리나라 법무부도 미국 당국처럼 이주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미등록 체류를 단속한다며 공장을 급습하고, 이주노동자를 체포해가는 일들은 이미 너무 많이 일어났고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대표는 "(한국에서) 체포된 이주노동자들은 말이 좋아 '외국인보호소'이지 감옥과도 같은 매우 열악한 공간에 구금된다"며 "우리나라 또한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향해 폭력적인 단속과 반인권적 구금을 해왔고, 우리 국민들 또한 무관심했다"고 자성했다.

그는 "미국의 반인권적 단속과 구금에 격분했던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정작 내로남불이지 않은가?"라며 "이번 조지아주 공장 구금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우리가 이주노동자를 대하는 우리의 현실을 냉정하게 되돌아봤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금속노조는 전날(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울산출입국사무소가 울산 자동차 부품회사 M사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 최소 50명을 강제 체포하며 인권을 침해한 일이 지난 16일 발생했다"며 M사 입구 쪽에서 사복 경찰들이 대기하고 이주노동자를 집단 체포했고, 약 50명의 이주노동자들은 성별을 불문하고 서로 수갑으로 결박됐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인권 침해 소지가 다분하다"며 "인권을 탄압한 출입국사무소뿐만이 아니라 무권리 상태의 이주노동자를 중간착취한 기업 또한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법무부는 최근 한 달간 이주노동자 등 4617명을 단속하고 강제퇴거 등 조치를 했다고 지난 22일 밝혔다"며 "실제 현장에서 대규모 집단단속이 확인돼 이주노동자의 생명 안전과 권리가 위협받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지난 2018년에도 당국의 단속으로 미얀마 이주노동자가 사망한 바 있다"고 우려하며 "당시 국가인권위원회는 이주노동자 사망에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기도 했다"고 했다.

금속노조는 특히 "집단 단속이 일어난 M사는 현대자동차 부품업체들이 모여있는 모듈화단지에 위치해 있고, M사는 자사 홈페이지 기준 노동자 수가 175명으로 비교적 큰 규모의 공장"이라며 "현대차 모듈화단지 내 대규모 공장 이주노동자 단속은 처음"이라는 점을 짚었다.

이들은 "이주노동자 집단 단속은 명백한 인간사냥이자 인권탄압"이라며 "미 구금사태에 이어 한국에서도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정부가 노동자를 단속과 추방의 대상으로 삼으면 금속노조는 이에 맞서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지난 24일 "울산출입국사무소가 울산 자동차 부품회사 M사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 최소 50명을 강제 체포하며 인권을 침해한 일이 지난 16일 발생했다"고 밝히며 "이주노동자들은 성별을 불문하고 서로 수갑으로 결박됐다. 인권 침해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금속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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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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