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가 국가 행사로 인해 서울 호텔신라에 예약된 결혼식 일자를 변경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시기가 경주에서 열릴 예정인 에이펙(APEC,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직후로 나오면서 행사 이후 한중·한미 정상회담 등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정부는 요청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22일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11월 초로 예정했던 서울 호텔신라의 결혼식이 취소됐다는 보도가 나오는 데 대해 "정부가 요청했다는 등의 내용은 아는 바 없다"고 답했다.
외교부가 아닌 대통령실에서 이같은 요청을 했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확인할 수 있는 곳은 다 했다"면서 "해당 업체도 정부 요청이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밝혔다.
호텔신라 측은 "11월 초 국가 행사가 예정돼 있어 부득이 예약 변경을 안내드리고 있다"며 이 시기에 결혼식을 예약한 고객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을 통해 일자를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에이펙 정상회의는 오는 10월 31일~11월 1일 경주에서 치러진다. 이후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간 한중 정상회담,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한미 정상회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미중 정상회담 등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데, 호텔신라가 결혼식 일정 조정 변경을 요청한 시기가 에이펙 정상회의 직후로 알려지면서, 이같은 정상회담들로 인해 조정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의 본인 계정에 "정부가 호텔을 압박해 1년 전 예약된 결혼식을 취소시키다니,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대통령은 아들 삐까번쩍하게 결혼시켜 하객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힘없는 국민은 정부가 한마디하면 잡아뒀던 예식장도 정부에 헌납해야 하나?"라고 따졌다.
그는 "제 자식 귀하면 남의 자식도 귀히 여길 줄 알아야 한다. 국제 행사가 아무리 중해도, 국민의 행복과 권리를 침범할 순 없다"며 "이게 독재다. 즉시 국민께 사과하고 바로 잡아라!"라고 주장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