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조희대 사퇴' 주장에…국민의힘 찬탄파·중도보수까지 비판

한동훈 "청담동 술자리 2"…김용태·박형준도 공개 비판 "독재", "인민민주주의"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이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를 주장하며 법원에 대한 압박을 높여가자, 이른바 '찬탄-반탄', '강성-중도' 등으로 분열됐던 보수진영이 한목소리로 이를 비판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18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민주당이 조희대-한덕수 회동 의혹을 제기한 것을 "청담동 술자리2"로 규정했다. 한 전 대표는 "이번 대법원장 숙청 시도는 극단적 친민주당 유튜버의 가짜뉴스를 민주당이 국회에서 터트리는 구조가 지난 '청담동 술자리' 공작 때와 똑같다"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는 "실패한 계엄처럼 실패한 대법원장 숙청도 탄핵사유"라며 "대법원장 사퇴에 공감한다는 속기록 지운다고 국민의 기억까지 지울 수 없다. 할 테면 해보라"고 여당을 넘어 대통령실까지 겨냥했다.

국민의힘 소장파인 김용태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터무니없는 의혹(조희대-한덕수 오찬 의혹)에 대해서 당사자가 부인을 했다면, 계속 더 의혹을 제기할 거라면 민주당에서 증거를 가지고 보다 입장을 내놔야 한다"며 "의혹을 제기했는데 당사자가 부인하면 의혹을 제기한 측에서 증거를 대야지, '특검 수사', '탄핵'을 운운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꼬집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결과적으로는 사법부를 장악하고 '입법부가 사법부 위에 있다'는 위험한 인식이 작용한 게 아닌가 싶다"며 "지금 대통령께서 대통령직을 시작하기 전부터 형사 사건으로 기소됐던 재판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 불씨까지 자르려고 하는 것 아닌가"라고 여권의 공세 저의를 추측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런 식으로 사법부를 흔든다는 것은 과거 여러 국가에서 발생했던 독재와 다를 게 없다"며 "민주당은 본인들의 권력을 위해서라면 사법부 수장도 탄핵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굉장히 크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한 '권력에도 서열이 있다'는 발언과 관련 "삼권분립에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가 순위가 있을 수가 없고 상호 견제와 균형이 있을 뿐"이라고 비판하며 "대통령이나 민주당이 갖고 있는 발상은 독재자, 포퓰리스트들이 했던 생각들이어서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다. 지금 당장 생각을 고치셔야 된다"고 촉구했다.

그는 "저희 국민의힘이 지금 안타깝게도 국민들께 신뢰를 제대로 받지 못했던 것 같은데, 이런 부분은 국민들께 더 소구하고 같이 함께 힘을 모아야 될 시기"라며 "물론 국민의힘이 잘못한 것이 과거에 있었지만, 그것과 다르게 이 사법부 흔들기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다. 선출된 권력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계엄을 선포하는 행위도 굉장히 잘못된 행위지만, 선출된 권력이 그 권력을 가지고 사법부를 흔들고 삼권분립을 파괴하는 것 역시 그에 못지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 추이를 언급하며 "저희가 민주당에 밀리고 있는 상황인데, 국민들께서 민주당의 사법부 흔들기가 굉장히 잘못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계시지만 또 '과거 윤석열 정권에서 잘못했던 국민의힘도 싫다'는 생각들을 갖고 계신 것"이라며 "그렇다면 저희가 선행해야 할 것은 국민적인 신뢰를 얻는 것"이라고 당 쇄신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외투쟁을 할 때 계엄을 옹호했던 '윤 어게인' 등 광장 세력과 함께하게 된다면 효과가 많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도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부산시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 대법원장과 한 전 총리 간의 오찬 의혹 제기에 대해 "우선 사실관계가 하나도 확인된 것 같지 않다"며 "사실관계도 확인이 안 된 상태에서 공세를 먼저 취했고, 그것도 대법원(수장에 대한 사퇴 요구는), 87년 민주화 이후에 한 번도 없었던 일"이라고 비판했다.

박 시장은 "여당이 지금 탄핵 이후 정권을 잡았기 때문에 기세등등한데, 이런 기세를 (업고) 야당을 말살하거나 사법부를 자기 통제권 안에 두기 위해서 정치공작적 모습으로 접근을 하면 큰코다친다"고 경고했다.

박 시장은 "민주화를 이뤘다, 민주주의를 중심에 둔다고 하는 세력이 삼권분립에서 의회가 우위가 있다는 논리로 접근을 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고 그 자체가 인민민주주의적인 발상"이라며 "그렇게 따지면 선거에서 다수라는 이름으로 통치를 하는 모든 독재, 권위주의 세력들이 정당화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사법부 독립성을 충분히 존중하면서 사법부를 견제하는 장치는 이미 헌법과 법률에 다양한 방식으로 만들어져 있다"며 "그것을 뛰어넘어서 의회나 또는 선출된 권력이라는 차원에서 대통령이 사법부를 마음대로, 주어진 권한을 넘어서서 통제를 하려고 하면 그것 자체가 인민민주주의가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자료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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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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