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농성 212일 만에 '세종호텔 복직' 첫 교섭 열렸지만…

노사, 다음주 만남 약속 뒤 마무리…농성 중인 고진수 지부장 "꼭 돌아갈 수 있을 것"

세종호텔 노사가 해고 노동자 6명의 복직 논의를 위해 처음 마주 앉았지만, 뚜렷한 결론은 나지 않았다. 212일째 10미터 높이 도로시설 구조물 위에서 생활 중인 고진수 세종호텔지부장의 고공농성도 더 이어지게 됐다. 다만 앞으로도 노사가 만남을 이어가기로 해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잡힐지 주목된다.

12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세종호텔지부와 호텔 사측 간 교섭이 열렸다.

노측에서는 해고자인 허지희 세종호텔지부 사무국장, 세종호텔지부 상급단체인 서비스연맹 관광레저산업노동조합의 최대근 위원장,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장 등 3명이, 사측에서는 오세인 세종호텔 대표 등 2명이 참석했다. 서울노동청에서도 권태성 청장 등 3명이 배석했다.

같은 시간 세종호텔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교섭 장소인 서울노동청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사측에 조속한 복직 결단을 촉구했다. 100여 명의 대회 참가자들은 마음을 졸이며 교섭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2시간여 뒤 교섭을 마치고 나온 노측 교섭위원들이 결의대회 무대에 섰다. 최 위원장은 "최대한 다음 주 안에 다시 만나고, 모든 걸 열어놓고 교섭하기로 했다"고 결과를 설명했다.

허 사무장은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해 죄송하다. 사측이 대화를 거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여 '좀 더 이야기를 해볼 수 있겠다' 싶은 건 오늘의 작은 성과 중 하나 같다"며 고 지부장을 "반드시 추석 때 고향에 계신 부모님에게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 세종호텔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12일 서울 중구 명동호텔 앞에서 연 세종호텔 투쟁 승리 결의대회 참가자들 앞에허 허지희 세종호텔지부 사무장(가운데)이 발언하고 있다. ⓒ민주노총

고 지부장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교섭장에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노측 교섭위원들이) 답답한 소리를 들었겠다 싶다"면서도 "호텔의 영업상황이나 지금 주변의 상황을 볼 때 끝까지 복직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 꼭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세종호텔 사측은 2021년 12월 10일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악화를 이유로 고 지부장 등 세종호텔지부 조합원 12명을 포함 15명의 노동자를 해고했다. 호텔 경영은 코로나19가 끝나고 흑자로 돌아섰지만, 사측은 해고자들의 복직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이후 부당해고 소송에서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사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고 지부장은 지난 2월 13일 복직을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서울 중구 세종호텔 앞 도로시설 구조물 위 고공농성을 택했다. 이후 이날까지도 몸 한번 편히 뉘기 어려운 좁은 고공에 매달려 복직을 촉구 중이다.

▲ 서울 중구 세종호텔 앞 도로시설물에서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며 농성 중인 고진수 세종호텔지부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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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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