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방부' 이름 '전쟁부'로 바꿔…시진핑 "전쟁 또는 평화" 택하라는 데 화답?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트럼프 식 이름 변경?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부 명칭을 '전쟁부'(Department of War)로 개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인류가 평화 혹은 전쟁을 선택해야 할 때라면서 평화를 강조했는데, 공교롭게도 미국 대통령이 전쟁을 강조하는 모양새가 됐다.

4일(이하 현지시간) 미 방송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5일 '국방부'(Department of Defense)의 명칭을 '전쟁부'(Department of War)로 변경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라며 "본래 명칭으로 돌아갈 예정"이라며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 방송 CBS 역시 이날 관련 자료를 입수했다면서 "이 행정명령에 따라 국방부는 전쟁부라는 용어를 '부수적인 명칭'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며,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전쟁부 장관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며 "다른 정부 기관들도 이러한 부수적인 명칭을 '인정하고 수용'하도록 지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송은 이어 "이 행정명령은 또한 헤그세스 장관에게 개칭을 영구화하기 위한 '입법 및 행정 조치'를 권고하도록 지시할 것"이라며 "현재 연방법상 국방부는 공식적으로 국방부로 불린다"고 전했다.

방송은 "백악관의 이 자료는 '전쟁부'라는 용어가 기존 명칭보다 '더 강력한 준비와 결의의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주장한다"며 "미군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전투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통령은 이 부처가 국가 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탁월한 힘과 준비성을 반영하는 명칭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2차 세계 대전 이후인 1940년대 후반까지 쓰였던 전쟁부라는 명칭을 다시 사용함으로써 소위 '과거 영광을 재현'하기 위한 소재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방송은 지난달 25일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우리가 전쟁부(Department of War) 시절에 믿을 수 없을 만큼 놀라운 승리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모두가 좋아한다"라고 말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이어 "필요하다면 의회도 동의할 것이라고 확신하는데, 사실 그럴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의회의 동의 없이 "우리는 그냥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역시 지난 3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했다. 국방부가 아니라 전쟁부 덕분"이라며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듯이, 우리는 단순한 방어만 아니라 공격도 하는 조직"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전쟁부라는 이름에 '전사 정신'(warrior ethos)을 되살렸다. 우리는 전사, 즉 적에게 치명타를 가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들을 원한다"라며 "끝없는 우발 상황과 방어에만 치중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방송은 국방부의 명칭과 관련해 1790년대부터 미국 군대는 육군을 감독하는 전쟁부와 해군 및 해병대를 감독하는 해군부로 나뉘었다가 2차 세계 대전 이후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비용 절감과 동시에 국가 안보 강화"를 목표로 의회에 두 기관을 통합할 것을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두 부서는 1947년 국방부 장관의 지휘 아래 단일 기관으로 통합되었고, 1949년 통합된 기관의 명칭은 '국방부'(Department of Defense)로 변경됐다고 전했다.

초강대국이자 세계 군사력 1위인 미국이 이처럼 대외적으로 위협이 될만한 공격적인 메시지를 내보내는 것과 대조적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3일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기념행사'의 열병식 연설에서 "인류가 평화 혹은 전쟁"을 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며 중국은 평화의 길을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류는 다시 평화 혹은 전쟁, 대화 혹은 대결, 윈-윈 협력 혹은 제로섬 게임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며 "모든 나라들이 서로를 평등하게 대하고 화합하며 서로 도울 때만 공동의 안보가 유지되고 전쟁의 근본 원인이 제거되며 역사적 비극의 반복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 주석은 중국은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 있다면서 "중국 인민은 역사의 올바른 편, 인류 문명 진보의 올바른 편에 굳건히 서서 평화 발전의 길을 고수하고 전 세계와 함께 인류 운명 공동체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재진들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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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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