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도 호평하는데…국민의힘, 한미정상회담에 "굴욕외교, 외교참사" 맹비난

'무난', '선방' 평가와 대조적…송언석 "의전 참사, 입국·숙박·환송까지 홀대"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진행된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한국 제1야당 국민의힘이 "굴욕외교·병풍외교·수모외교"라고 맹비난했다. 정부·여당과 온도차가 큰 것은 물론, 경제계 쪽의 평가와도 결이 다른 혹평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26일 당 전당대회 인사말에서 "간밤에 있었던 한미정상회담은 한마디로 역대급 외교참사"라며 "외형적인 면에서 제대로 환대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홀대에 가까운 대접을 받았다. 한때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에 가서 혼밥한다는 얘기를 했는데 그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홀대"라고 주장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후 국회 본청으로 이동해 한미정상회담 관련 별도의 입장 발표를 하는 자리를 갖고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에 입국할 때 의전장이 안 나왔고, 회담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숙청', '혁명'을 언급했고, 정상회담이 끝난 뒤 공동 회견은커녕 배웅조차 안 했다. 이번 정상회담 전체 과정은 역대급 외교참사"라고 주장했다.

송 원내대표는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이나 공동보도문이 없어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하지만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굴욕적 아부를 늘어놓은 것을 국민이 잘 지켜봤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사진첩 외에 뭘 얻었는지 여전히 불분명하다. 쌀과 소고기를 비롯한 농산물 개방 부분도 국민과 농민의 우려를 해소할 만큼 클리어(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철강, 알루미늄, 반도체에 대해서는 최혜국 대우를 받는다고 얘기했지만 여전히 관세율을 어떻게 하기로 했는지 알려진 바가 없다며 "결과적으로 기업들의 1500억 불 투자까지 추가로 갖다 바친 굴욕외교, 공개회담 내내 제대로 답변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 병풍외교, 입국·숙박·환송 과정에서까지 홀대를 받은 수모외교"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악의 의전 참사, 역대급 외교참사로 기록될 한미정상회담"이라고 주장하며 "일각에서는 '한미정상회담'이라고 불러도 되느냐는 의문까지 제기한다"고 했다. 그는 "교회와 미군기지 압수수색 사실이 한미정상회담서 거론된 것 자체가 심대한 외교 참사"라며 "특검은 국민과 교회에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곽규택 수석대변인 명의 논평에서도 "핑계만 늘어놓고 구체적인 성과는 전무한 빈손외교로 역대급 외교참사를 자초했다"며 "이재명 정부의 무분별한 특검 수사가 얼마나 국가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지만 드러났다", "장관과 대통령실 주요 인사들이 급파된 이유도 결국 대통령의 국내정치 상황 해명 때문이라는 뼈아픈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며 같은 취지의 주장을 폈다.

국민의힘의 이같은 평가는 이재명 정부·여당의 평가와는 극단적으로 대립된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한미정상회담과 관련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며 "내란 극복의 또 하나의 고개를 넘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온 국민과 함께 국익을 걸고 외교 총력전을 벌인 대통령과 관계자들에게 응원과 치하의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박수현 수석대변인 논평에서 "오랜 동맹의 역사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성공적인 회담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 정상외교에 대해 정부·여당의 평가가 우호적인 것은 당연하겠지만, 정상회담 직후 증권가의 평가도 대체로 '선방했다'는 쪽에 가깝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26일 iM증권 보고서는 '시장이 우려했던 돌발상황 없이 회담이 무난히 끝나면서 증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취지의 평가를 담았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우리 측이 미국에 무엇을 얻어내는 것보다 '방어'에 초점을 맞춤 회담이었음을 고려하면 방어에 일정 부분 성공한 회담"이라고 평가하며 "우려보다 무난히 정상회담이 종결됐다는 점에서 한미 간 통상·안보 이슈 등이 당장 한국경제와 금융시장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온갖 비관적 시나리오가 난무했던 것과 달리 실제 회담은 조선 분야 협력과 북한·에너지 문제 등 여러 의제를 큰 문제 없이 논의하는 자리였다"고 했고, 조연주·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긍정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를 통해 미국과의 외교 갈등 불확실성은 해소됐으나 한국에 대한 관세율 15%와 미국에 대한 3500억 달러 규모 투자를 완화할 수 있을지는 추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한미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송 비대위원장은 "이번 정상회담 전체 과정은 역대급 외교참사다"라며 "기업들의 1500억불 투자까지 추가로 갖다 바친 굴욕외교라 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