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특검, 국민의힘에 2차 당원명부 확인 요청

국힘, 특검·법원 항의방문…송언석 "이재명 정권 행동대장"

이른바 '김건희 특검'(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통일교 교인들의 국민의힘 집단 입당 의혹 규명을 위해 국민의힘 당원명부 내용 확인을 재차 요청했다. 지난 13일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 영장 집행 시도에 이은 2차 시도인 셈이다.

특검팀은 18일 국회 본관 국민의힘 사무총장실에 수사팀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고 통일교 교인 명단과 국민의힘 당원명부를 대조하는 작업에 대한 수사 협조를 요청했다.

'선(先) 영장 발부·제시 후(後) 자진 협조 요청'이라는 방식은 지난 13일과 같았으나, 그 장소가 중앙당사가 아닌 국회 본관에 위치한 당 사무총장 사무실이었다는 점은 당시와 달라졌다. 다만 국민의힘이 영장 집행에 협조할 뜻이 없다는 점은 당시와 같았다.

특검은 '건진법사'로 알려진 무속인 전성배 씨와 통일교 간부 윤모 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위해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을 당 대표에 당선시키려고 교인들을 대거 당원으로 가입시키려 한 정황을 수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를 위해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위치한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영장을 제시하고 이 당 당원명부를 확인하려 했으나 당 측의 강한 반발로 날짜를 넘기며 장시간 대치한 끝에 소득 없이 심야 철수했다.

특검팀은 이에 광복절 연휴 직후인 이날, 당사가 아닌 국회 본관 사무총장실을 방문해 명단 확인·대조 작업에 대한 당의 협조를 요청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여전히 "영장 집행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 곽규택 의원은 이날 국회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수사팀이 지난번에 집행하지 못한 영장 집행을 하러 온 건지, (상황을) 설명하러 온 건지 명확하지 않다"며 "영장 집행 의도라면 국민의힘으로서는 응할 수 없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설명을 하러 온 것이라면 들어보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특검의 영장 집행 시도를 '야당 탄압'으로 규정하고 규탄 행보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해준 서울중앙지법과 신청·집행시도를 한 민중기 특검 사무실 앞에서 각각 현장의원총회를 열었다. 사실상의 항의방문이자 규탄대회였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현장의총에서 민 특검을 "이재명 정권의 행동대장", "특검의 영장 자동발급기", "정권의 하수인"이라고 원색 비난하며 "500만 당원의 개인정보를 송두리째 강탈하려는 것은 정당사에 유례 없는 폭거이며 명백한 야당 탄압,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송 비대위원장은 특히 법원을 향해서도 "서울중앙지법은 오래 전부터 스스로 이재명 정권의 시녀임을 자처해 왔다", "서울중앙지법은 권력 앞에 무릎꿇었다"고 하면서 "정권 앞에서는 바람 앞의 갈대처럼 납작 엎드리면서 야당 탄압 압수수색 영장은 특검·정권의 입맛대로 모조리 발부하고 있다"고까지 주장했다.

특검을 향해서는 "500만 당원 전체 명부를 털겠다는 것은 국민의힘 당원 전체를 잠재적 범죄자로 본다는 것"이라며 "야당을 범죄자 집단으로 몰아가는 민중기 특검이야말로 수사를 빙자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송 위원장은 앞서 이날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추도식 인사말에서도 "여당이 야당을 대화 상대방으로 인정하지 않고 말살해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작금의 현실, 유사 이래 처음으로 야당 당사를 침입해 500만 당원명부를 탈취하는 현실 앞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포용과 관용의 정치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고 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추가로 연 뒤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 집무실을 당사로 옮기고 철야 비상대기를 하겠다"며 "의원들도 적절하게 조를 구성해 압수수색 영장 마지막날까지 당사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통일교 입당의혹'을 수사 중인 김건희특검이 국민의힘 당원 명부 확보를 시도 중이라고 알려진 18일 국회 본청 내 국민의힘 당직자실에 관계자가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