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간 관세 협의를 위한 '2+2 협상'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일정으로 인해 돌연 취소됐다. 정부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일정을 잡겠다고 밝혔는데, 일본과 협상을 마무리한 미측이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 등과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기획재정부는 이날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미국과 예정되었던 25일 2+2협상은 미국 베센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으로 인해 개최하지 못하게 되었다"며 "미국 측은 조속한 시일 내에 개최하자고 제의했고, 한미 양측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일정을 잡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 대기 중에 이러한 연락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미국에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체류하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 기재부 측은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이 계획하고 있던 미측과 협의는 당초 일정대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미 양측은 오는 8월 1일로 예정돼 있는 상호 관세 유예 기한 전에 관련 협의를 마무리하기 위해 '2+2'협의를 계획했다. 한국 측에서는 구 부총리와 여 본부장이, 미국 측에서는 베선트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할 예정이었다.
베선트 장관의 긴급 일정이 무엇인지는 아직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그가 오는 25일로 계획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스코틀랜드 방문에 동행할 가능성도 있어 다음주에 한미 2+2 협의가 가능할지 미지수다.
한편으로는 일본과 관세 협상을 마무리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협상 상대로 EU를 언급하면서 한국과 협상이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23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인공지능(AI) 관련 행사에서 "전 세계 대부분 국가에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며 "현재 EU와 진지한 무역 협상을 진행 중이다. EU가 미국 기업에 문호를 개방하면 관세가 인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6일 미국 방문 이후 20일에 다시 방미길에 올랐으나 마코 루비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겸 국무장관과 협의를 가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그리어 USTR 대표 등과는 협의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위성락-루비오 간 협의 불발에 대해 대통령실은 24일 오전 "미측 접촉 인사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 제한된다"고 밝혔으나 논란이 커지자 루비오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긴급한 호출을 받아 대면 협의를 진행하지 못했으며, 이후 유선 협의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조현 외교부 장관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미국 방문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외교장관 간 사전 통화 없이 바로 만나게 되는 셈인데, 국무장관을 겸하고 있는 루비오 보좌관이 위성락 실장과 대면 협의를 하지 못하면서 실제 츠측 간 만남이 가능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 장관의 이번 방미가 성사될 경우 관세 관련한 협의를 진행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당초 2+2 관세 협의에 외교부의 당국자도 포함됐었고 외교장관 간 교류에서 제반 현안을 다루는 만큼, 어느 수준의 논의가 있을지는 확정할 수 없으나 논의 자체는 진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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