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자 추정 인물, 민주당 주의원 총으로 저격해 살인

트럼프도 "주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표적 공격, 미국에서 용납되지 않아"

민주당 소속의 미국 미네소타주 하원의원과 그 남편이 총격을 받고 사망한 가운데, 이들을 저격한 용의자가 체포됐다. 미국 내 정치적 양극화가 극단으로 치닫는 가운데 총격 사건까지 벌어지면서 양 진영 간 갈등이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5일(이하 현지시간) 미 방송 ABC는 민주당 소속 미네소타주 하원의원인 멜리사 호트먼(55)과 남편을 총으로 저격해 사망에 이르게 한 용의자 밴스 볼터가 이날 저녁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볼터는 민주당 소속인 미네소타주 상원의원인 존 호프먼과 그의 아내에게도 총격을 가했는데, 호프먼 부부는 부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방송은 전했다.

볼터는 총격 발생 이후 43시간이 지나 그린 아일 농장 인근에서 체포됐는데, 경찰은 이번 사건이 미네소타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수색 작전이었다고 밝혔다.

주 치안당국에 따르면 볼터의 차량에서 팀 월즈 미네소타주 주지사, 일한 오마르 연방 하원의원, 티나 스미스 연방 상원의원, 키스 엘리슨 미네소타주 법무장관 등 민주당 소속의 정치인들이 적혀있던 명단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은 이들이 볼터의 표적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그의 차량에는 '노 킹스'(No Kings) 전단지도 함께 발견됐다. '노 킹스'는 미국 전역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위 현장에서 사용되는 구호인데, 이 시위와 볼터의 연관성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해당 시위는 미네소타주에서 전면 중지됐다.

<뉴욕타임스>는 볼터의 지인을 인용해 그가 평소에 임신중지에 반대했고 지난해 열린 대통령선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볼터는 경찰 시설로 이송돼 심문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정치적인 반대를 이유로 한 테러일 정황이 속속 드러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트루스소셜' 본인 계정에서 "미네소타에서 발생한 끔찍한 총격 사건은 주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표적 공격"이라며 "이러한 끔찍한 폭력은 미국에서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미네소타주는 공교롭게도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의 부통령 후보로 나선 팀 월즈가 주지사인 지역이다. 월즈는 이날 해당 사건에 대해 "특정 정치인을 겨냥한 폭력"이라며 "미국 민주주의는 대화와 토론으로 만들어졌다. 총으로 해결하면 안된다"는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볼터는 14일 새벽 경찰관으로 사칭하고 의원들을 급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14일 새벽인 오전 2시경 경찰 순찰차처럼 보이도록 차를 위조한 채 존 호프먼 주 상원의원 집에 찾아갔고 호프먼 부부를 향해 총격을 가했다.

이후 호트먼 하원의원 집으로 간 볼터는 유사한 방식으로 호트먼 부부에게 총격을 가했는데, 호프먼 부부의 총격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호트먼 부부의 자택에 당일 오전 3시 35분경 도착해 볼터와 맞추졌다고 방송은 전했다. 볼터와 경찰관은 총격을 주고 받았고, 그가 몰고 온 가짜 경찰차는 현장에 남겨졌다.

▲ 15일(현지시간) 미네소타주에서 민주당 주하원의원과 그의 남편을 총으로 쏴 죽인 혐의로 구금되는 밴스 볼터.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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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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