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트럼프, 이스라엘-이란에 "합의 이뤄져야…하지만 끝까지 싸워야 할 때도"

지지층에서도 엇갈리는 미국 개입…"해외 분쟁 개입 안해서 미국인이 지지" VS "이스라엘에 핵무기 제공해야 한다면 그렇게 해야"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시작된 중동 내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재를 하겠다면서도 때로는 싸워야 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지지층 내부에서도 전쟁 개입에 대한 찬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의견이 엇갈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5일(이하 현지시간) <AP>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알버타주 카나나스키스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백악관을 나서면서 기자들과 만나 이스라엘과 이란의 분쟁에 대해 "합의가 이뤄지길 바라며,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지켜보겠다. 하지만 때로는 끝까지 싸워야 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통신은 영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유럽연합 지도자들과 회담하는 G7 정상회담 자리에서 이란과 이스라엘의 문제를 두고 갈등이 커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의 본인 계정에서 "이란과 이스라엘은 합의를 해야 하며, 내가 인도와 파키스탄을 설득했던 것처럼 협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첫 번째 임기 당시 세르비아와 코소보가 격렬하게 다투고 있었지만 이를 막아냈다면서 "내가 개입 했기 때문에 지금 평화가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도 곧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많은 통화와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나는 많은 일을 하고 있지만, 그 어떤 공로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괜찮다. 국민들은 이해해 줄 것"이라며 "중동을 다시 위대하게!(MAKE THE MIDDLE EAST GREAT AGAIN!)"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ABC 뉴스와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가졌으며 푸틴 대통령이 갈등을 중재하겠다는 제안에 열려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가 이스라엘의 이란 최고 지도자 암살 계획을 거부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미국 관료를 인용, 이스라엘이 미국에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암살 계획을 제시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AP> 통신은 해당 계획에 대해 브리핑을 받은 백악관이 이스라엘 관리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이 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트럼프 정부는 이란 핵 프로그램을 파괴하기 위한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이 광범위한 분쟁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필사적"이라며 "하메네이 암살 계획은 분쟁을 악화시키고 지역의 안정을 위협할 수 있는 행위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 방송 폭스뉴스에 출연해 이러한 보도에 대해 명확히 언급하지 않으면서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하고,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며 "미국은 무엇이 미국에 좋은 일인지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오메르 도스트리 이스라엘 총리실 대변인은 암살 계획에 대한 보도가 거짓이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지지층 내에서도 미국이 이스라엘을 어디까지 지원할 것인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P> 통신은 조지아주의 마조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과 전 폭스뉴스 진행자인 터커 칼슨, 보수 단체인 '터닝포인트 USA' 설립자 찰리 커크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 분쟁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켄터키주의 랜드 폴 미 상원의원 역시 미국의 개입을 반대하고 있는데, 그는 대통령이 자제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폴 의원은 미국 방송 NBC의 <미트더프레스>와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과 이란이 협상을 한다고 해도 합의에 도달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더 많은 전쟁과 학살이 예상된다. 이 전쟁에 개입하는 것은 미국이 할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미 방송 CBS의 <페이스더네이션>에 출연해 외교적 노력을 선호하지만, 효과가 없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파괴하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한다며 "(이스라엘에) 핵무기를 제공해야 한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캐나다로 이동하기 전 취재진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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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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