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치기'로 '동탄 모델' 스스로 박살낸 이준석…지역구서 13.99% 초라한 성적

[분석] '심판론' 간과하고 '반페미', '갈라치기' 몰두한 결과

이번 대선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지역구인 경기 화성을(동탄)에서 13.99%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 후보가 강조했던 이른바 '동탄 모델'은 존재하지 않았던 셈이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준석 후보는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 화성을에서조차 13.99%로 의미 있는 득표율을 기록하지 못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2.60%로 1위를 기록했고,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32.42%를 기록했다.

이 후보의 전국 득표율인 8.34%에 비하면 이 후보 지지율은 상대적으로 높지만, 지난 총선 득표율인 42.41%에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당시 민주당은 후보는 39.73%, 국민의힘 후보는 17.85%를 기록한 바 있다.

이른바 '동탄 모델'은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을 묶어두고 젊은 유권자들과 중도 보수 유권자, 일부 진보성향 유권자의 지지를 끌어내 양당 구도를 깨뜨린다는 걸 골자로 한다.

하지만 대선에서 '동탄 모델'은 통하지 않았다. 이준석 후보 '캠페인' 방식의 문제 때문이다.

2024년 총선 때 이 후보는 '반 페미니즘'을 전면에 걸지 않았다. 두 거대정당을 비토하는 표심의 구성은 다양하기 때문이다. 진보도 있고, 보수도 있고, 중도도 있다. 이 후보는 지역 선거 특성상 동네별 맞춤형 공약, 손편지, 자전거를 활용한 선거운동 등을 적극 활용하며 거대 양당에 불만을 가진 유권자의 심리, 견제론을 자극했다. 여기에 동탄 지역 젊은 유권자들의 마음이 움직인 셈이다.

하지만 이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는 여가부 폐지를 1호 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반페미니즘 갈라치기' 전략을 적극 구사했다. 특히 이 후보가 TV로 생중계 되고 모든 연령층이 시청하는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성희롱' 묘사를 한 것이 이 후보의 득표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대선의 핵심 키워드가 '윤석열 정부 심판'인데, 이 후보의 '여가부 폐지' 등 일부 공약은 2022년 대선에서 자신이 만든 '윤석열 캠프' 공약의 재탕이었다. '40대 윤석열'이라는 반대파의 '프레임'에 걸린 것도 이 후보 본인 탓이 크다. 이 후보는 이재명이 아니라 김문수를 공략했어야 했다.

이 후보가 '심판론'을 적극 활용하며 '갈라치기'를 자제하고 김문수 후보에게 갈 보수표를 집중 공략했면, 오히려 김 후보를 위협할만한 득표율을 거둬들여 존재감을 확고히 했을 수 있다. 하지만 스스로 '동탄 모델'을 걷어찬 지금 남은 것은 선거비용을 보전받지 못하는 8%대의 초라한 성적 뿐이다.

▲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방송(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선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MBC 유튜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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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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