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이 많습니다. 시간 얼마 남지 않은 선거, 정신없이 바쁘실 것 같아요. 무척 힘든 시간이겠지만, 그래도 나서길 잘 했죠? 바라던 대로 사람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잖아요. 더욱 가까이 다가가 한 사람 한 사람과 눈 마주치고 손잡고 마음 나누는 선거정치. 각자의 치열한 삶 속에서 다진 신념과 감각을 드러내 보이고 모으는 투표운동.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자로서 대중 인파와, 인·민 각자와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당신을 응원합니다.
강원도 철원 유세 현장으로 이동 중 들른 임진강변 휴게소에서였다고요? 길나선 당신을 가게 여주인이 따뜻하게 맞이해 주었다는 이야기를 SNS에 올려 놓으셨습니다. TV토론에서 속 시원히 말 잘 해줘서 위로를 받았다는 이야기 그곳에서도 들으셨죠? 따뜻한 마음씨에 힘을 얻었다고요. 겸손하고 진솔한 모습에 울컥하셨다고요. 별 것 아닐 수 있는 새벽 강가의 장면이 깊은 인상으로 남습니다. 당신의 마음씨를 잘 드러내 보입니다. 괜히 나도 찡해집니다.
따뜻이 반겨준 인사 한 마디에 감동하는 걸 보면서, 당신을 좀 더 알게 되는 것 같아요. 별 것 아닌 그런 데서 권영국이라는 진보주의자의 진면모를 발견하게 됩니다. 군림하지 않는, 쭈그려 앉아 낮은 자세로 세상에 다가가는,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를 태생적으로 잘 아는 권영국. 저 사람 마음이 따뜻하구나. 깊은 눈빛, 입가 뚜렷한 주름, 진지한 얼굴 표정과 별 것 없는 자세, 평범한 복장이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누구보다 먼저 불의에 목청을 높이고 국가/자본의 지배 권력에 강력히 맞서 실천해 온 당신이었습니다. 탄압과 폭력, 피눈물과 분노가 있는 곳에 늘 있었잖아요. 슬픔의 자리, 고통의 순간. 아우성치는 사람들이 친구들입니다. 약자와 뒤엉켜 부정한 현실을 비판합니다. 약탈하는 체제를 고발합니다. 그러는 권용국의 몸짓, 언어와 표정은 늘 천지 비통을 혼자 오롯이 끌어안은 듯 했습니다.
그런 당신의 비장한 모습, 처절하기까지 한 인상을 보고 오해했던 것 같아요. 강심장의 사내라고. 기가 센 사람 같다고. 꽤 오랫동안 사회운동 공간에서 당신을 지켜본 내가 그랬습니다. 이런 저런 투쟁 현장에서 가끔 함께 목청 높이고 같이 손잡기도 했으면서요. 아닙니다. 잘 몰랐어요. 당신은 그리 강하지 않아요. 냉정하지도 못해요. 약해요. 소심한 사람임에 틀림없어요. 맞아요. 당신은 자상하고 자잘한 잔정이 참 많은 사람인 게 확실해요.
똑똑한 작자들은 그러지 않아요. 머리와 말이 앞서는 사람, 의식을 내세우고 지식을 자랑하는 인간은 늘 동떨어져 있어요. 약한 자들의 아픔과 서러움을 가까이 하지 못해요. 가난을 몸으로 실감한 사람, 남의 억울함을 보면 눈물이 먼저 터지는 이들이 결국 나서죠. 약한 자들의 마음은 오직 마음 약한 사람만이 진심으로 헤아립니다. 약한 이웃의 서럽고 참담한 일에는 약한 마음씨의 사람이 자기 몸을 아끼지 않고 쓰는 법입니다.
지배와 폭력이 만연합니다. 돈과 이윤이 판을 치고, 혐오와 차별이 넘칩니다. 노동은 위태롭고, 여성과 청년들이 위험합니다. 지구가 더욱 빠르게 죽어가요. 그런 와중에 계엄은 우리를 또 얼마나 경악케 했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공포에 떨고 분노에 나서야 했습니다. 결국 탄핵을 얻어냈고, 사회 대개혁의 목소리도 높이게 되었습니다. 민주주의를 겨우 환멸에서 빼내 희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희망을 어둠 속에서 더욱 선명히 빛내야 하겠지요.
보수 기득권의 벽을 넘어야 합니다. 그래야 미래가 보입니다. 진보정치가 소중한 까닭입니다. 사회진보를 나중의 일로 미루지 않는, 바로 지금의 현실정치가 미래를 만들어냅니다. 그 희망의 정치, 정치의 희망을 당신이 실천하고 있습니다. 마음 약하지만 세상을 바꾸려는 의지 하나만은 단단한 사람들과 함께. 그런 당신을 지지합니다. 말씀대로 불평등을 갈아엎어야 합니다. 세상의 온갖 차별들, 혐오들, 폭력들도. 지금 당장. 힘을 내요. 평등 평화 평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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