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박정희 정신으로 경제 살려야'…외연 확장 대신 '우파 본색'

대구 서문시장 찾아 박정희 찬양…‘尹 출당’ 요구에 묵묵부답

21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보수세가 강한 대구를 찾아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고, 자유통일론을 설파하는 등 보수 이념 행보에 주력했다.

대구 서문시장을 찾은 그는 시장 한 켠에 세워진 무대 앞을 가득 메운 대구시민들 앞에서 "대한민국 경제 기적을 이룩한 것이 바로 박정희 대통령"이라며 "경제를 살리려면 바로 박정희 대통령의 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경북의 위대한 정치인인 박정희 대통령의 위대한 가르침, 낙동강 전선을 지킨 우리 조상들의 호국 정신, 이 모든 걸 이어받아 반드시 대구·경북을 지키겠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이 자리에서 "검사도 사칭하고 총각이라고 사칭하고 '거짓말 도사'", "민주당 대통령 후보 나온 사람은 성남시에 대장동이라는 30만 평밖에 안 되는 것 하나 개발해 감옥 간 사람 몇 명인가"라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겨냥했다.

김 후보는 다른 일정에서도 '안보 보수' 색채를 그대로 드러냈다.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김 후보는 발언 중 탈북민 출신인 박충권 의원을 불러내 "박 의원이 볼 때 정말 북한에서 여기 온 것은 그냥 와 있는 것만으로도 천당 온 것 아닌가"라며 "대한민국에서 북한을 자유통일로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당은 국민의힘 하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립대전현충원을 방문해서도 김 후보는 한필순 전 한국원자력연구소장의 묘와 제2연평해전 전사자 묘역, 천안함 46용사 묘역 등을 참배했지만, 연평해전 전사자 묘역에 함께 안장된 해병대 채 상병 묘에는 참배하지 않았다. 채 상병은 윤석열 정부 시기 수해자 구조 작업 중 순직한 병사다.

참배 뒤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는 '왜 채 상병 묘를 찾지 않았나'라는 질문에 "다 다닐 수 없다"며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을 처음 시작한 태두인 두 분의 묘소와 국토 수호를 위해 순국하신 대표적인, 천안함, 연평해전에서 순국순직하신 분들 몇 분만 참배했다"고 답했다.

김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과 탄핵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검토하고 논의해서 입장을 발표하겠다"며 분명한 답을 하지 않았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주장한 윤 전 대통령 출당에 대해서도 그는 "(한 전 대표와) 깊게 논의할 시간이 없었다"고 답을 피했다.

다만 그는 <채널A>와의 별도 인터뷰에서 "계엄으로 인한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들께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원론적인 유감을 표하면서도 윤 전 대통령 출당 요구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한편 김 후보는 이날 극우로 분류되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광화문 세력 덕분에 김 후보가 대선후보가 된 것'이라는 주장에는 "전 목사는 우리 당원이 아니지 않나"라며 "'우리 덕택에 (대선후보가) 된 것 아니냐'는 말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2일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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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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