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후보 교체' 당원투표 부결…"김문수로 다시 등록"

권영세 "책임지고 물러나겠다"…한덕수 "국민·당원 뜻 겸허하게 수용"

국민의힘 지도부와 주류 친윤 그룹이 추진하던 초유의 '대선후보 교체'가 결국 무산됐다.

국민의힘은 1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대선후보를 기존 김문수 후보에서 한덕수 후보로 교체하는 데 대한 찬반 의사를 묻는 전당원투표를 진행했으나, 근소한 차로 부결됐다고 이날 밤 밝혔다.

신동욱 당 수석대변인은 전당원투표 결과를 보고받는 이날 밤 비상대책위원회 후 브리핑에서 "수치를 밝힐 수는 없지만 근소한 차이로 후보 재선출 설문이 부결됐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부결 사유는 투표율 미달이 아닌, 반대 의견이 찬성 의견보다 높아서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이로써 이날 새벽 비대위·선관위에서 후보 자격을 취소한 결정을 번복하고, 김 후보가 대선후보 자격을 회복했다고 밝혔다.

후보 교체 과정을 주도했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후 "모든 책임을 지고 제가 물러나겠다"며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세우기 위한 충정으로 당원의 뜻에 따라 내린 결단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당원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혼란으로 당원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권 비대위원장은 "당원투표 부결로 비대위의 관련 결정들은 무효화됐고, 김 후보의 대통령 후보 자격이 즉시회복돼 내일(11일) 공식 후보등록이 이뤄질 것"이라고 확인했다.

한덕수 후보 측도 승복의 뜻을 밝혔다. 한 후보는 선거캠프 언론 공지를 통해 "한 후보는 국민과 당원의 뜻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며 "한 후보는 김 후보와 국민의힘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를 거두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그동안 주신 관심과 응원, 질책과 비판에 모두 감사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는 입장문에서 "사필귀정"이라며 "이제 모든 것은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다. 즉시 선대위를 출범시키고 빅텐트를 세워 반이재명 전선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함께 경선에 참여했던 한동훈 후보님, 홍준표 후보님, 안철수 후보님, 나경원 후보님, 양향자 후보님 모두 감사드린다. 후보님들과 함께 대선을 승리로 이끌겠다"면서 특히 "한덕수 후보님께서도 끝까지 당에 남아 이번 대선에서 함께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 후보는 이날 새벽 3시께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새벽 당 비상대책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를 잇달아 열고, 김문수 후보의 반발에도 김 후보의 후보 자격을 취소하고 새로이 후보 등록을 오전 3시부터 1시간 동안 새로 받은 결과 한덕수 후보 1인만이 등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 후보로 대선후보를 교체하는 안건을 전당원투표에 부쳤다.

국민의힘은 지난 3일 전당대회에서 김 후보를 대선후보로 선출한 직후부터 '선대위부터 발족하고 후보 중심으로 시간을 두고 천천히 한 후보와의 단일화를 이루자'는 김 후보 측의 입장과, '최대한 빨리 한 후보와 단일화를 진행해 후보등록 이전 성사시키자'는 당 지도부·주류의 입장이 충돌하며 극심한 갈등을 빚어 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 9일 저녁 2차례에 걸쳐 당 사무총장 주관 하에 진행된 양 후보 대리인 간의 단일화 실무협상이 결렬되자, 당 지도부는 비대위 ·선관위·전당원투표 등의 절차를 하루 만에 밟으며 초유의 '후보 교체'를 시도했으나 결국 불발에 그치게 됐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당의 후보 선출 취소 가처분신청 사건 심문 기일에 출석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